|
광명사거리에서 개봉교 방향으로 500m 남짓 이어진 광명가구단지. 단지 초입에서 400m쯤 걸어가자 대형 가구점이 눈에 들어왔다.
330㎡(100평) 안팎 규모의 가구 매장이 대부분인 광명가구단지 내에서 1,200㎡(360평)에 이르는 한샘인테리어 광명점은 단연 돋보였다. 한샘은 약 530㎡(160평) 규모로 13년간 이 자리에서 영업중이던 광명점을 바로 옆 슈퍼마켓과 합쳐 총 4층짜리 인테리어백화점으로 지난 15일 재개장했다.
쇼윈도를 통해 화사한 조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1층 매장입구 왼편의 알록달록한 접시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 있는 고객들은 30대부터 50~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 보였고, 유니폼을 입은 10명 안팎의 직원들이 일대일로 고객들을 응대했다.
서울 개봉동에서 광명시장에 저녁 찬거리를 사러 왔다가 예쁜 소품들을 보고 들어오게 됐다는 이 모(38) 씨는 "시장에 가다가 예쁜 그릇들이 눈에 띄어 가구점인지도 모르고 들어왔다"며 "백화점 매장처럼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있어 보기 좋다"고 평했다.
총 4개 층으로 구성된 광명점 1층에는 생활용품관과 거실 가구 전시장, 신혼부부들이 인테리어를 참고할 수 있게 꾸며진 30평형(100㎡) 모델하우스가 있다. 또 2층에는 5종의 매트리스에 직접 누워보고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수면존, 3층에는 리클라이너존, 4층에는 공부방 전시장 등이 마련됐다.
1층 신혼부부용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정인숙(60) 씨와 최아영(34) 씨 모녀는 11월 최 씨의 결혼을 앞두고 "혼수 마련을 위해 경기도 안산에서 광명점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 씨는 "광명에 대형 매장이 오픈했다는 기사를 보고 한곳에서 혼수용품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왔다"며 "다양한 소품을 함께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가구 배치를 참고해볼 수 있는 모델하우스나 체험공간도 마음에 든다"는 평가를 내놨다.
광명점은 한샘이 지난해 9월부터 오픈하기 시작한 14번째 대형 대리점이다. 서오릉(일산), 포천, 안양ㆍ평촌, 의왕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덕천), 포항, 광주(상무), 원주, 진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속속 오픈하고 있다. 특히 이케아 매장 부지에서 10㎞ 떨어진 광명동에 대형 매장을 마련하는 등 경기도권에만 총 6개 백화점형 매장을 오픈, 이케아 진출에 대비해 배수진을 치고 있다. KTX광명역 인근에 들어서는 이케아 광명점은 최근 광명시의 건축허가를 받고 내년말 오픈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한샘 광명점의 경우 2개월간 새단장을 위해 장사를 접어야 했지만 '가구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대리점주의 판단으로 대형 매장 전환이 가능했다. 홍영표 광명점장은 "이미 코스트코 광명점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 가구점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내년에는 이케아가 진출하면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인테리어 소품부터 다양한 체험형 전시로 기존 매장과 차별화하는데서 나아가 인테리어 컨설팅부터 물류와 시공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서비스로 이케아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대리점 오픈 후 가장 큰 효과는 관할 상권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홍 점장은 "기존에는 광명시 거주 고객이 대부분이었고 외부고객 유입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재개장 이후에는 수도권 서부 일대로 관할 상권이 커졌다"며 "기존 계약실적은 월 1억~2억원 수준이었는데 내년 3월까지 월 1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샘은 대형 대리점을 연내 20곳, 내년말까지 5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에는용인(어정), 창원, 통영에 대형 대리점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이승훈 한샘 인테리어대리점사업부 이사는 "생활소품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매장을 찾아 소품을 구입하고 향후 가구 구입 시에는 한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며 "상품다양화와 체험형 공간 확대로 매장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컨설팅부터 배송, 시공까지 책임지는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