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워진다 해도 日 패권주의 단호대처" 盧대통령 '국민에게 드리는 글' 발표 "통상현안 불똥튈까" 노심초사 경제·외교등 전반에 큰 파문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독도 문제와 교과서 왜곡 등 한일 현안과 관련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도 단호히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간 교류 위축이 경제를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도 어지간한 어려움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을 위해 감당해야 할 부담이라면 의연히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최근 한일관계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침략과 지배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또다시 패권주의를 관철하려는 의도를 더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됐다”며 외교적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대국민 담화문 성격의 이 글은 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등 참모진과 협의해 4~5일 전부터 직접 쓴 것이라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동북아 질서는 평화와 공존의 구도, 패권과 대립의 구도 등 두 가지가 있는데 최근 한일 관계는 후자 쪽이라고 노 대통령이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글에는 평소 한일관계에 대한 심정과 논리가 모두 들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 다케시마의 날 선포, 역사 교과서 왜곡 등을 거론하며 “이것은 일본이 지금까지 한 반성과 사과를 모두 백지화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인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런 일들이 일개 지자체나 일부 몰지각한 국수주의자들의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집권세력과 중앙정부의 방조 아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일본의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노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일본정부의 성의 있는 응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기도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 들을 때까지 끈기 있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일부 국수주의자들의 침략적 의도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일본국민 전체를 불신하고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냉정을 잃지 말고 차분하게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멀리 내다보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입력시간 : 2005-03-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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