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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장병주 대우사장

대담:李鍾承 산업부 부국장무역수지 399억달러를 달성한 98년이 한국경제 위기 극복에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해였다면 올해는 명실상부한 경제회생의 초석을 다져야하는 해다. 장병주 대우사장은 수출 전선의 최전방에 서서 위기의 한국경제호를 이끌어간 대표적인 야전사령관. 그는 신년벽두부터 수출 목표 초과달성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는등 어느 해보다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위기 타개에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張사장은 그러나 대우의 수출 목표 초과달성에는 강한 자신감를 보이면서도 거세질 통상마찰에따른 무역장벽과 환율불안정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엔화 강세, 환율약세를 우려하면서 정부의 적절한 대응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張사장은 제조업체나 중소기업이 직접 감당할 수 없는 종합상사의 역할·기능에 대해 중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외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부채줄이기에 온갖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근 외상무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들어 금융측면에서 다소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수출실적 1위를 달성하신 것을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올해는 유로화 출범등으로 세계 경제가 블록화되면서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등 어느 때보다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렇습니다. 그동안에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미국, EU, 일본, 중국등 주요 시장으로부터 수입 규제 움직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미국등 16개국으로부터 철강제품등 70개 품목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출업계간에 상호 협력과 공동 관찰이 필요합니다. 해외거점을 활용한 우회 수출과 현지 진출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고요. -환율 불안정으로 우리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연초 대우는 수출 실적 초과달성을 결의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계십니까. ▲수출 여건이 어려울 때일수록 종합상사가 나서야 합니다. 대우는 기본적으로 그룹 계열이 아닌 중견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중시하고 있지요. 지난해의 경우도 전체 수출액의 43%선인 79억달러가 비계열사 제품수출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는 그룹 차원의 「세계경영」과실과 새로운 수출상품과 수출 협력업체 발굴을 통해 신시장과 기존 시장을 개척해 나간 것이 주효했다고 판단됩니다. 올해는 이 같은 전략을 좀더 확대시켜나갈 방침입니다. 올해 수출 협력업체수를 신규로 1,000여개사 정도 추가 발굴해 총 협력업체 수를 3,0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며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1·4분기중 이스라엘, 이라크, 코트디브아르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또 아프리카, 중동지역에도 20개의 수출네트워크를 추가 신설할 것입니다. 동시에 북미 및 중남미지역 사업망도 강화하고 구(舊)유고지역, 카스피해지역, 발트3국등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것입니다. -경제 기반 재구축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설비투자 감소와 기술투자 중단입니다.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에너지 부족과 취약해진 산업기반은 경기 회생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인데. ▲기술투자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건이 악화됐다고 해서 이를 중단해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것이지요. 자체 여력이 부족하다면 국내외 구분없는 글로벌 아웃소싱(GLOBAL OUT SOURCING)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설비 투자에 있어서는 아직 여유가 있지만 하반기께부터는 새로운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IMF체제를 맞아 내수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설비수요에 대한 압력이 크지는 않았지만 국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상의 설비 개체는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설비 투자패턴이 무조건 최신형만을 선호했던 일종의 자기과시형 투자는 아니었는지 되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지만 대량실업도 근로자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효율성 제고와 고용불안정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데 대우의 경영효율성 제고방안과 임직원 고용안정을 위한 복안은 무엇이 있습니까. ▲우선 대우의 올해 경영목표를 말씀드리지요. 우리는 올해 수출 195억달러, 매출 33조4,6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입습니다. 동시에 수익성 극대화와 위기체제에 맞는 신(新)상사 경영패러다임의 확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우는 1인당 매출액이 대량 154억원정도 입니다. 인력단위당 생산성이 비교적 높다고 자부하고 있지요. 하지만 기업이 한차원 더 발전하고 고용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의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PR)과 글로벌 지식 경영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할 방침입니다. 한마디로 임직원들 모두 국제경쟁력을 갖춘 일꾼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지요. 이렇게 되면 고용안정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고요. -올해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경제는 특히 종합상사의 높은 부채비율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데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에는 종합상사 역시 예외일 수 없지요. 대우 역시 부채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요. 당장 올해 안에 보유 유가증권 및 자산매각을 통해 2조8,836억원의 재무개선 효과를 거둘 생각입니다. 다만 종합상사는 업종의 특성상 설비투자로 인한 일반기업의 부채와 달리 대부분 수출 거래에서 발생하는 단기성 부채라는 점을 고려해주었으면 합니다. 최근 국제무역의 추세는 과거와 달리 현지에서 「인도후 결제(D/A)」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종의 외상거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게다가 삼국간 거래등 복합거래와 대규모 설비 수출때의 중장기 연불금융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매우 빈발해 일정규모 이상의 부채가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종합상사들에게 있어서 부채란 「금융과 연결된 무역활동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올해는 특히 수출 증대를 위해 종합상사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유형, 무형의 자산에 대한 활용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만. ▲종합상사의 역할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해주는데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종합상사가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얻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는 결코 단기간에 완성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같은 장점은 수출을 시도하는 생산업체나 기업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보유, 유지하기 힘든 자산이지요. 국내 생산품은 아직 바이어가 일부러 찾아올 정도의 상품성을 갖췄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생산업체가 개발과 판매를 병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비용만 과다하게 발생할 뿐 국가 전체로는 일종의 중복투자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종합상사가 구축해 놓은 판매 및 정보망과 무형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비용부담을 줄이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이 밖에도 예을 들어 베트남에서 비료를 수출하고 받은 쌀을 중동시장에 팔아 원유로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의 무역거래 등은 생산업체나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종합상사 고유의 영역이지요. -대우는 올해 조직운용 방식을 팀제로 전환했습니다. 팀장의 권한이 매우 중요해졌는데 어느 정도의 자율권이 보장돼 있으며 이를 북돋워주기 위한 지원방안은 무엇인지요. ▲팀제의 활성화 여부가 올해 대우의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선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부여했습니다. 각각의 팀장들이 수출 영업에 관해서는 기본적인 업무외의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사업지속 여부등 모든 결정권한을 가지게 됩니다. 일종의 소사장이지요. 다만 팀제 활성화를 위해 매월 팀별로 수익과 실적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수 팀을 포상하고 연봉제를 통해 보상체계를 차등화시키며 진급대상자 전원에 대한 승진을 보장하는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수출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정책당국이나 국내 금융기관에게 수출증대를 위해 요청하고 싶은 사안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지요. 환율 불안은 수출업계로서는 공들여 구축해놓은 해외시장의 기반이 뒤흔들리는 매우 위험한 요소입니다. 현재 우리 상품의 경쟁력으로는 기업들이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이 1달러당 1,300원선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일본 엔화대 원화환율이 1대 10을 유지하고 있어서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이는 매우 위험한 시각입니다. 현재의 엔고는 유로화 강세 및 달러 약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에 주목해야 합니다. 만일 일본마저 엔저로 돌아선다면 높은 환율을 유지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의 덤핑공세와 함께 우리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 정부는 물론 금융기관 모두 수출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우리 경제의 산업기반이 회생할 수 있습니다. 종합상사는 한국 전체 수출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십분 이해하셔서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바쁜 가운데 많은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조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지난해가 무역수지 399억달러 달성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회복해준 해라면 올해는 이를 통해 IMF체제를 명실상부하게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해가 돼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율은 여전히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실업자수도 공식적으로만 150만명이 넘어섰습니다. 아직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정리= 김형기·사진=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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