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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폭락 세계 최악 “쉬운 자본 유출입구조 때문”
입력2011-08-12 08:41:36
수정
2011.08.12 08:41:36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에 심각한 수준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세계 주요증시에서 한국의 코스피 하락률은 세계 최고 수준. 위기를 일으킨 미국보다 한국의 주가가 더 많이 내려갔다. 한국의 자본시장이 외국인들의 투기장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자본시장이 미국 더블딥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일부터다.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에 합의하자마자 이 나라의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하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10일 7거래일간 14.85% 추락해 세계 주요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국의 이 하락폭은 일본 닛케이지수(-8.19%), 홍콩 항셍지수(-11.7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86%), 대만 가권지수(-9.88%) 등 아시아 주요증시보다 컸다. 악재의 근원지였던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종합지수의 하락률은 한국보다 낮은 9.66%에 머물렀다. 재정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독일 DAX지수(-17.41%)만 코스피보다 낙폭이 조금 컸다.
한국의 신용지표도 다른 나라들보다 민감하게 움직였다. S&P가 6일 미국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직후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1.26%포인트를 기록했다. 중국이 1.03%포인트로 0.05%포인트, 말레이시아가 1.09%포인트로 0.06%포인트, 태국이 1.40%포인트로 0.07%포인트 각각 오른 것에 비해 상승률이 상당히 높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를 내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파생상품이다.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한국 자본시장은 거래대금이 비교적 많고 거래 회전율도 높아 외국인들이 현금을 빼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2~10일 국내 증시에서 무려 4조5,000억원을 팔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6월 말 기준으로 31%에 달한다. 대만(32%)을 제외하면 싱가포르(24%), 태국(21%)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보다 비중이 높다. 따라서 돌발악재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면 최악에는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외환보유고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외국인들이 대거 빠져나갈 때 버티기는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경상수지보다는 외화차입이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외채가 많아지면서 외환보유가 늘어난 것이므로 충격이 발생하면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번 급락장에선 그동안 누적된 주도주(株) 쏠림현상도 부작용을 키웠다.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에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집중되면서 투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도주에 편승해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급락장에서 공포에 휩싸여 변동성을 더 키웠다. 우리나라 투자문화는 쏠림이 굉장히 심하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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