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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으로 떠나는 우주여행

영화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처'


하루라도 싸우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을 것 같은 아이들. 뭘 해도 티격태격대는 아이들의 싸움에 부모들은 진이 빠진다. 그런 아이들이 싸우다가 우주여행을 떠난다면? 그 곳에서 외계인들과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면? 24일 개봉하는 영화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처’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꼬마 형제들을 주인공으로, 자기 얘기라고 웃음지을 공감대와 우주로의 여행이라는 공상 세계를 매끈하게 조합시킨 영화다. 영화는 ‘쥬만지’ ‘폴라 익스프레스’ 등의 원작자인 크리스 반 알스부그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작품이다. 97년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2억 5,000만달러를 벌어들인 영화 ‘쥬만지’의 속편이기도 하다. ‘쥬만지’가 맹수가 우글대는 밀림으로 여행을 떠났다면 ‘자투라’는 그 무대를 지구 밖으로 옮겨 버렸다. 매일 전쟁을 치르는 대니와 월터 형제. 아빠가 출근한 사이 먼지 쌓인 지하실에서 보드게임 ‘자투라’를 발견한다. 낡은 보드게임인 줄로만 알았는데 게임판의 버튼을 누르는 순간 집이 한순간에 우주 한 복판으로 날아간다. 이 게임을 끝내지 못하면 영원히 우주에 갖혀야만 한다. 싸우기만 하던 형제는 이제 힘을 합쳐 게임을 마쳐야 한다. 우주 한 가운데라는 지극히 SF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탓에 영화는 상상 속에서 그렸을 법한 우주의 모습을 관객 눈 앞에 펼쳐놓는다. 그 수준은 지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엉성한 로보트나 우주를 떠 다니는 집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자랑하는 요즘 영화들보다 한 수 아래다. 그러나 알고보면 이 영화는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둔다. 그렇기에 조금은 어설픈 우주 배경은 오히려 과거 TV드라마에서 봤을 법한 정겨움 마저 안겨준다.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이 그리는 현실성 없는 가족애와는 달리, 이 영화 속 형제는 TV 리모콘과 게임 순서로 소리를 빽빽 질러댄다. 옆집에 사는, 혹은 우리 집 꼬마들과 다를 바 없다. 적당한 조악함과 사실적인 캐릭터 묘사가 어우러져 어른에겐 묘한 향수를, 아이들에겐 제법 괜찮은 교훈과 재미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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