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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구두 한 켤레가 이젠 20만원대"

10만원대 비중 줄어 "평균 가격 업그레이드"<br>"갈수록 고급화" 30만원대도 출시 잇달아

남성 정장구두가 20만원대로 본격 진입한 가운데 15일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 강남점 구두매장에서 고급 구두를 고르고 있다. 이호재기자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최근일(33ㆍ서울)씨는 최근 구두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가 적지 아니 놀랐다. 10만원 정도면 한 켤레 살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선물 받은 10만원 상품권 두 장을 갖고 갔지만 맘에 드는 제품은 대부분 20만원을 넘어섰던 것. 특히 국내 브랜드에서 수입한 구두는 기본 가격대가 30~40만원이어서 가지고 간 상품권이 머쓱(?)해 질 정도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남성 구두가 20만원대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30만원대 제품도 제법 눈에 띄는 등 남성 구두의 고급화 경향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구두 20만원대 본격 진입=지난해 백화점에 입점 중인 제화 브랜드마다 간간히 선보였던 20만원대 남성 구두가 올들어 부쩍 늘어났다. 반면 대다수를 차지했던 10만원 중후반대 제품 비중은 확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전점 구두매장 내 남성구두 매출에서 10만원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었으나 지난달 현재 50%로 뚝 떨어졌다. 반면 20만원대 구두는 10%에서 30%로 껑충 뛰었고, 한 자릿수에 머물던 30만원대 비중도 20%로 급증했다. 현대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백화점측에 따르면 텐디, 소다 등 국내 유명 제화 브랜드의 중심 가격대는 23만원으로 지난해 평균선인 15~18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잡화매입팀 안대준 바이어는 “남성구두의 중심가격대가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 초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하반기로 들어서면 20~30만원대 비중이 절반 가까이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30만원대도 멀지 않아 최근엔 20만원 중후반대 제품은 물론 30만원대 고가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소다, 탠디의 경우 봄ㆍ여름 시즌을 맞아 다양한 20만원대 후반 제품과 4~5종류의 30만원대 초반 제품을 내놓았으며, 닥스는 3~4종 구두를 30만원 중반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다. 마리오워모는 20만원대 중후반 제품과 30만원대 제품 비중을 전년대비 15% 늘렸다. 특히 국내업체가 시판중인 직수입 구두가 보통 30~40만원선을 감안하면 남성구두가 30만원대 시장에 본격 입성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측 전망이다. 금강이 최근 직수입한이태리 브랜드 ‘헤리티지 리갈’의 가격대는 평균 35만원선이며, 악어피와 같이 특수 가죽을 사용한 제품은 150만원이나 한다. 또 모레스키, 브르노 말리, 트루사르디, 미쏘니 등도 병행 수입돼 남성화의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 고가 마케팅 확대될 듯 왜 남성구두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을까. 우선 인터넷 쇼핑에 익숙해진 남성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저가 구두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텐디 등은 가죽의 품질등급을 높이고 기존의 검정색 고무창에서 밑바닥이 살색으로 처리된 신소재 밑창을 사용, 제조 원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또 페라가모, 발리 등 명품 브랜드와 국내 중가 제품 사이의 틈새 시장을 노린 것으로도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장문석 구두 바이어는 “여성화와 달리 남성화는 10만원대 시장과40만원대 이상의 명품 시장 중간의 20~30만원대 제품이 없었다”며 “수요가 충분한 만큼 이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5일제 근무 등으로 인한 신사 정장의 패션화 경향 등도 다양한 제품의 고급라인 출시의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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