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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입

요즘 외교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방식에 대해 말들이 많다. 주요 외교사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가벼운` 언급이 국익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외교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4월 2일 국회연설에 나선 노 대통령은 우리 국군의 파병안을 설명하면서 이라크 전쟁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 표현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명분을 중시해왔는데 이제 대통령이 되고 보니 명분보다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고뇌에 찬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외교가에서는 만약 노 대통령이 조금만 더 깊게 외교적 관계를 고려하였다면 이러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교란 결국 상충하는 국가간 이익의 절충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밀과 애매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외교적 사안에 대해서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 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이미 인수위 시절 이러한 실수를 경험 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에 있어서 `대등한 외교`를 펼치겠다고 공헌해 왔는데 지난 2월 초 미국을 방문한 당시 노 당선자의 특사단은 대등한 외교관계를 주장하며 미국측에 `한미관계 균형 재조정`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자 북핵문제, 변화된 미국의 세계 안보전략, 그리고 한국의 반미감정의 반작용으로 확산되고 있던 자국의 혐한론을 고민하던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이 원한다면 이제 한국의 요구에 따라 인계철선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우리정부는 미국에게 인계철선의 역할을 요구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섣부른 외교적 요구사항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외교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대통령의 언급이 노 대통령의 대미관(對美觀) 때문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대북공격에 반대하면 한미공조가 흔들리고 한미공조를 위하여 대북공격을 찬성하면 곧 전쟁이 기정사실화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그 진위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북한이 아니라 미국을 한반도의 전쟁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노 대통령은 “미국에 제목소리를 낸다”, “미국과 입장이 다르다”, “미국과 엇박자를 취했다”고 말해왔다. 이러한 표현들이 한미관계를 개선하기는커녕 대미갈등을 부채질 하는 원인이 돼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라도 진정 국가의 이익을 원하다면 대외관계를 고려한 `대통령다운`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 좀더 말을 아끼고 좀더 무겁게 행동하는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간언하는 바 이다. <박진(국회의원ㆍ한나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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