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31로 끊는 수단이 있으므로 흑대마는 원래 활로가 보장되어 있었다. 최철한은 흑41로 따내기에 앞서 흑33 이하 39를 선수로 활용했는데 이 수순이 다소 문제였다. 귀중한 선수를 백에게 빼앗겨 42의 요처를 허용하게 되었다. 흑33으로 하나 젖힌 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백이 34로 받았을 때가 흑으로서는 찬스였다. 참고도1의 흑1로 가만히 따내는 것이 현명한 수였다. 백2로 받을 때 손을 빼어 3으로 두었으면 흑이 미세하게 앞서는 바둑이었다. 백42가 놓이자 우변에 거대한 백진이 형성될 조짐이 보인다. 백46은 우변의 건설을 염두에 둔 수. 기훈에 ‘끊은 쪽을 잡으라’는 것이 있지만 창하오는 그 상식을 과감히 뿌리치고 있다. 여기서 최철한이 흔들렸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어요. 끊은 쪽을 잡을 것으로만 생각했어요.” 최철한의 국후 고백이다. 그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5를 예상하고 6으로 장문을 씌워야 할지 A로 살자고 해야 할지를 망설였다고 한다. 백54는 형세를 낙관한 창하오의 셔터내리기 수순이었다. 하지만 검토실의 서봉수는 이 수로 그냥 60의 자리에 엄습하는 것이 더 나아보인다고 말하고 있었다. (53…50의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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