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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파노라마] MS사 `컴퓨터왕국' 흔들린다
입력1999-02-19 00:00:00
수정
1999.02.19 00:00:00
세계 컴퓨터 운영체계(OS)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업계의 선두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제국이 흔들리고 있는 틈을 타 반(反)MS 진영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MS가 반(反)독점소송, 윈도 2000 출시 연기 등으로 휘청이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오랫동안 숨죽여 기다려왔던 경쟁업체들로선 반격의 호기일 수 밖에 없다. 지난 94년 인터넷이 꽃피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MS의 헤게모니에 심각한 위협이 표면화된 셈이다.
반MS 진영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는 스콧 맥닐리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사장은 얼마전 『지금 MS와 전인류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다』고 선언했다.
◇반(反)MS 진영의 공습: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에서 OS 부문의 각축전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IBM,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 휴렛 패커드, 리눅스, 오라클, 노벨, 3콤, 델과 컴팩 등 9개사를 MS의 유력한 경쟁자로 제시했다.
특히 미국 IBM사가 18일 자사의 컴퓨터에 리눅스를 탑재키로 결정한 것은 업계에 충격적인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써 MS의 윈도와 대항해온 리눅스 진영은 OS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IBM은 이날 리눅스 공급대리점인 레드햇 소프트웨어사와 제휴해 자사의 서버와 워크 스테이션, 개인용 컴퓨터에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눅스는 지난해 17.2%의 점유율을 기록, 윈도 NT의 절반 수준까지 육박하는 등 갑자기 기업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이미 휴렛 패커드(HP)와 델 컴퓨터, 실리콘 그래픽스 등 유력 컴퓨터 회사들도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채택한 제품을 팔고 있다. 리눅스는 유닉스 운영 체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소프트웨어로서 현재 MS의 기업용 OS인 윈도 NT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유닉스도 최근 들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3,000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MS의 핫메일 서비스조차 유닉스 기반에서 운영되고 있다.
또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HP의 강력한 비(非) 윈도 컴퓨터 서버는 최근 MS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선은 어떤 컴퓨터에서도 작동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를 이용한 서버 컴퓨터를 개발, 각광을 받고 있다. 웹 사이트와 전자상거래 붐을 타고 선의 서버는 날개 돋힌듯 팔리고 있다.
오랫동안 MS와 공조체제를 구축해왔던 HP도 최근 반기를 들었다. HP는 윈도가 필요없는 오라클의 데이터 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채택한 서버를 개발해냈다.
노벨은 수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지난해 말부터 최신 네트워크 운영 소프트웨어인 「넷웨어 5」로 MS를 괴롭히고 있다. 그 덕택에 노벨은 지난해 4·4분기중 2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리 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MS의 약점과 방어작전: MS가 이처럼 코너에 몰린 것은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2000의 출시가 예정보다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과거 실패를 교훈 삼아 100% 완벽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윈 2000이 랩탑 컴퓨터에서 대형 서버까지 모두 망라하는 운영체계를 꿈꾸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MS의 CFO(재무담당임원)인 그레고리 마페이는 자사의 윈도우 서버 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34%에서 올 1·4분기중 2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MS는 최근 스티브 발머를 전면에 내세워 사업부문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윈 2000이 출시되기 전까진 예전의 성장률을 회복하긴 힘들 전망이다. 윈 2000은 빨라야 2년후에나 선보일 전망이다. 선사의 스콧 맥닐리는 이를 빗대 「MS의 W2K 문제」라고 놀려댔다.
MS가 법정에서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패배의 쓴맛을 보게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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