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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테러공포 직격탄
입력2004-03-12 00:00:00
수정
2004.03.12 00:00:00
서정명 기자
스페인 열차 폭탄테러에 알 카에다 조직이 연루돼 있다는 소식으로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탔던 세계 증시에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하락 모멘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는 물론 유럽 증시 역시 올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주가지수가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크게 후퇴했다. 일본, 홍콩, 타이완 등 아시아 증시도 매수세가 사라진 가운데 팔자 주문이 쌓이면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폭격 맞은 세계 증시=지난 10일 올들어 최저치로 떨어진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스페인 테러에 알 카에다 조직이 연루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64%(168.51포인트) 떨어진 1만128.38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1.03%(20.26포인트) 하락한 1,943.89을 기록했다. 이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고용이 오래지 않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고, 돈 에반스 상무장관도 “미국 경제는 현재 아주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럽 증시 역시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독일증시와 프랑스 증시는 각각 3.5%, 3.0% 하락했으며, 직접 테러 공격을 당한 스페인 증시 역시 2.2%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유럽의 대부분 증시는 올들어 기록한 상승분을 모두 잃으면서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또한 도쿄 증시가 12일 전일보다 1.19% 떨어진 1만1,162.75, 타이완 증시가 1.15% 하락한 6,800.24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끊이지 않는 고평가 논란=11일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직접적 원인은 스페인 테러이지만 근본적으로 세계 증시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실질적인 하락의 배경이 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3월 10일 나스닥지수가 5,048을 최고점으로 1,940선대로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지만 기업 가치를 고려할 경우 현 지수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데 동조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90년대 쌓아올린 거품의 소용돌이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 미국이 약 달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1월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고,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도 추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S&P 500 기업들의 순익은 18.4%나 개선되었지만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올해 순익 증가율은 13%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상황에서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월가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고평가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당 부분의 투자자금이 안전 투자처인 미 국채로 쏠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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