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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외국계 잠식' 주장은 도 넘은 왜곡

■ 중기 적합업종 오해와 진실

LED 조명, 오스람 등 외산 점유율 60%?… 알고보니 5%

소모적 논쟁으로 갈등만 커져… 3년간 득실 공정한 평가 시급


최근 규제혁파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잠식 등 사실과 다른 허위주장이 확산되는 추세여서 적합업종 3년에 대한 공정한 평가는 물론 합리적 대안 마련에도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올가을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을 앞두고 전경련 등 재계단체를 중심으로 "적합업종 규제 때문에 대기업의 손발이 묶인 사이 외국계 기업이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외국계 잠식을 '적합업종=암덩어리 규제'의 근거로 제시하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역차별을 받고 외국계 기업의 배만 불리므로 적합업종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계 잠식 주장이 업계 현실과 전혀 맞지 않거나 외국 기업으로부터 원료를 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까지 외국산으로 둔갑시키는 등 왜곡과 과장이 도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같은 잘못된 지적을 일부 언론과 친재계 학자들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동반위와 중소업계의 강한 반발을 낳는 등 동반성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발전은커녕 불필요한 갈등만 키우는 형국이다.

'LED조명 시장에서 오스람 등 외국계 점유율이 60%나 된다'는 대표적인 외국산 잠식 주장의 경우 실제로는 외산 점유율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은 지난해 총 5,900억원 규모의 LED조명 시장에서 오스람·필립스 등은 295억원의 매출을 올려 5%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외국 기업은 LED조명 중 적합업종 품목과 별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관련 보고서를 만든 전경련 관계자조차 "A·B신문에 나온 보도를 그대로 보고서에 썼을 뿐"이라며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경련 등은 LED조명 적합업종 품목이 단지 7개로 전체 LED조명 시장의 일부라는 점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 다른 외국산 잠식 사례인 재생타이어 역시 전경련과 금호타이어가 시장조사 없이 외국계인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이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변했지만 실제로는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미쉐린에는 국내 중소기업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계 외식점포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지적의 경우 2013년 6월 적합업종 지정 이후 단 4개 업체만 신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2월 현재 일본계 외식업체는 총 89개 점포(39개사)로 국내 음식점의 0.015%에 그친다.

이처럼 허위에 가까운 주장이 난무하자 중소업계와 학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소모적 논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면밀한 산업 분석과 지난 공과를 따져 적합업종을 진정한 동반성장의 틀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기업은 무조건 없애자고 하고 중소기업들은 법제화로 더 강하게 하자고 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엄밀하고 객관적인 산업 분석"이라며 "지난 3년간 득실을 엄격히 따지는 게 먼저"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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