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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영웅을 키우자] <1> 부품소재가 미래 동력이다

"기술 克日" 금형서 아몰레드까지 바이 코리아 열풍



무역수지 571억弗 흑자에
올 전체 수출서 비중도
처음으로 50% 돌파할듯 日되레 벤치마킹 움직임 속
"전자부품 국산화 갈길 멀어
공동연구로 기술 선점" 지적
기술 벤처기업인 넥스콘테크놀러지의 중국 난징(南京)공장은 최근 미국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공급할 배터리 보호장치를 생산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난징공장에서 배터리의 파손을 방지하는 PCM과 SM 등이 만들어지면 LG화학을 거쳐 애플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글로벌 전자 브랜드에 공급된다. 한국 부품소재 전문기업의 원천기술이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주요 모바일기기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셈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술력이 점차 알려지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3만㎡ 규모의 생산설비를 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산 부품소재 경쟁력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는 강소기업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의 저변도 갈수록 확대돼 뿌리산업인 금형이나 주물부터 첨단 아몰레드(AMOLED)나 전기자동차 부품까지 세계적으로 '바이 코리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KOTRA가 오는 11일부터 개최할 수출상담회에는 당초 목표치인 1,000명을 훨씬 웃도는 해외 바이어가 참석해 한국산 부품소재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만들고 있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는 대기업 주도의 수출경제를 통해 전자나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이 탄생했다"며 "이 같은 대기업 경쟁력의 이면에는 수많은 부품소재 기업들의 남모르는 기여가 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해 지난해 3ㆍ4분기까지 부품소재 수출액은 1,680억달러, 무역수지 571억달러 흑자를 각각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각각 39.2%, 29.2%나 증가한 것이다. 부품소재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소재 강국이었던 일본마저 한국의 강소기업을 배워야 한다며 벤치마킹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현대차나 포스코 등 대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소ㆍ중견기업을 분석하는 보고서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화우테크놀로지는 장비 분야에서 LED 조명으로의 사업전환 과정에서 보여준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서울반도체도 창업 이후 매년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세계 3대 백색 LED 업체로 성장해온 과정이 일본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OTRA가 최근 일본 바이어 42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부품소재 기업은 일본에 비해 가격 대비 품질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만이나 미국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바이어들의 30.5%는 앞으로 한국과의 거래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해 엔고시대를 맞아 한국산 부품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부품소재 기업의 약진범위도 전통적인 뿌리산업부터 최첨단 업종까지 다양하게 걸쳐 있다. 아몰레드 분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LCD 패널보다 가격이 80%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품목인 아몰레드는 양산업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는 물론 부품ㆍ소재, 장비업체까지 세계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장비 분야에서는 에스엔유와 선익시스템ㆍ주성엔지니어링ㆍ탑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주자로 뛰고 있으며 소재 분야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은 청색 형광체를 개발해 세계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금형업계도 갖은 기술개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2억2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13년 연속 대일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효자산업으로 뜨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소ㆍ중견기업이 기술적인 측면을 보완하고 업계 공동의 제품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디스플레이 분야의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이 28%에 그치는 등 국내 전자부품의 국산화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선두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아몰레드 분야도 자체 연구는 물론 공동연구로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 필수"라며 "전ㆍ후방업체 사이의 정보공유 등을 통해 시장의 선점효과를 높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영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부품소재는 대일본 교역에서 기술경쟁력 열위로 적자를 내고 대중국 교역에서는 기술경쟁력 덕분에 흑자를 내고 있다"며 "결국 기술우위 영역을 확대해나간다면 국내 부품소재가 미래 먹을거리의 한 축을 당당히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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