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억달러를 간신히 넘으면서 넉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여름철에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이 줄어든데다 해외여행이 급증한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 특히 여행수지는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해외여행과 유학 등이 재개되면서 적자폭이 2년 만에 가장 컸고 올 전체 적자 규모도 최대 9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억7,000만달러로 전달(58억2,000만달러)의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4월 1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8월 흑자가 많이 줄었지만 올 들어 경상수지 흑자액을 모두 합한 규모로는 195억6,000만달러를 기록, 연간 흑자 규모는 정부 목표치인 170억달러는 물론이고 한은이 7월 내놓은 수정 전망치 2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휴가철이 지나면서 수출이 다시 회복해 이번달에는 지난달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추석으로 영업일이 줄었지만 선박과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9월 흑자 추이를 보면 이미 연간 전망치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말까지 흑자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품수지의 경우 기업의 여름휴무 등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흑자폭이 전달 71억6,000만달러에서 36억9,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은 일반 여행객과 유학ㆍ연수생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전달 15억달러에서 17억8,000만달러로 늘었는데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너무 커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드러내는 모습이다. 여행수지는 8월에만 9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2008년 8월의 12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맞아 이번달에도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클 것 같다"며 "올해 연간 여행수지 적자는 80~90억달러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여행수지는 2007년 158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2008년 92억9,000만달러, 지난해 38억9,000만달러 등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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