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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국내판매 한국릴리, `자화자찬` 과잉홍보 빈축
입력2004-01-12 00:00:00
수정
2004.01.12 00:00:00
박상영 기자
다국적제약사인 한국릴리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제약사로서 지켜야 할 기업윤리를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홍보-마케팅 과정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바이엘(레비트라)과 몇 해 전 시장을 선점한 한국화이자(비아그라)를 지나치게 의식, 환자나 국민건강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자사 편의위주의 분석자료를 내놓아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릴리는 최근 “2003년 10월부터 서울 등 전국 6대도시 비뇨기과 의사 200명을 대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률 추이변화`를 조사(전화 인터뷰)한 결과 시알리스가 판매된지 2개월만인 지난 11월 신규처방률이 비아그라를 제쳤고, 12월에는 시알리스(44.4%)와 비아그라(32.8%)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12월 현재 기존환자를 포함한 전체처방률은 37.3%로 비아그라(42.3%)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알리스 전체처방의 경우 국내 시판이후 첫 조사에서 19.8%를 기록한 뒤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비아그라의 전체 처방률은 63.8%에서 47.4%, 42.3%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의사들이 시알리스를 선호하는 것은 발기부전 치료제시장의 판도변화를 예측하는 선행지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자랑했다.
앞서 한국릴리는 “시알리스가 출하된 이후 일주일 만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4만팩(20㎎정제 4개 포장 16만개)이 품절돼 미국 본사에 2차 물량을 추가로 주문했다”는 자료를 발표해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약계는 “제약사가 자사제품의 시장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신규처방률을 조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객관성과 공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자료를 공식 발표한 것은 도덕성 부재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약계 관계자는 “특히 다른 약도 아니고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슈화 하려는 것은 취지가 어디에 있든 발상자체가 문제”라면서 “국민들에게 의약품 오남용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줘야 할 제약사가 오히려 앞장서서 부추기고 다른 제약사까지 폄하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판한지 1주일 만에 16만개나 동이나 미국 본사에서 2차 물량을 들여놨다고 발표한 것은 인간생명을 다루는 기업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선`마저 깼다는 비판이 많다. 처방약은 도매상을 거쳐 약국과 의료기관 등으로 보내진 후 환자 손에 들어가는데 실제 처방이 얼마나 됐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도매상으로 넘어간 물량을 마치 환자가 소비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의약품 도매상 등에서는 관심을 끄는 신제품이 출시될 경우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팔리지 않으면 반품한다. 때문에 유통바닥 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다면 제약사측의 발표의도에 의혹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발기부전 환자들은 7~8%만이 치료를 받고, 나머지 90% 정도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실정”이라면서 “관련 질환을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은 누구에게나 관심사이고 발기부전은 치료를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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