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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창립 멤버 구성 마감 시한을 나흘 앞둔 27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전격 선언하면서 향후 우리나라가 갖게 될 지분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분율에 따라 AIIB 내에서의 영향력(투표권)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을 주요 변수로 국가별 지분을 산정한다는 원칙이 이미 세워져 있어 현재 참여를 선언한 국가를 포함할 경우 지분서열 3위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마감 시한인 이달 말 안에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큰 호주가 참여를 선언하게 되면 4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이날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가진 배경 브리핑에서 "기존 협상국 간 논의되고 있는 것은 경제력 기준으로 지분을 결정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중국·인도에 이어 역내 3위"라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GDP 규모를 갖고 계산해보면 5% 전후나 5%를 조금 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호주가 참여하게 되면 역내에서 4번째로 지분율이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GDP를 기본으로 한다는 기본원칙은 세워져 있지만 그 이외의 부차적인 기준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도 "기본은 GDP가 되지만 역내 국가와 역외 국가를 어떻게 나눠서 배정할 것인지 등 가변 요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지분율 산출 공식에 따라서 AIIB 내 서열이 뒤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WB)의 경우 GDP 기반 경제력 75%, 내부 양허성 기금 출연금 관련 20%, 신탁기금 등 출연 등 개발기여도 5%를 각각 더해 지분율을 산출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GDP와 개방도, 외환보유액 등을 사용해 쿼터를 산출한다.
가입 '막차'를 타는 바람에 지분율을 손해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최 차관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협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지분율이 결정되고 지금은 산출 공식을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각국의 지분율은 창립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6월 말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상완 현대연구원 전무는 "중국 지분율을 최대한 떨어뜨리고 그것을 우리가 챙겨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중국에 끌려다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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