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일 배당소득증대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배당소득세율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가 제시한 고배당주 기준에 충족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면서도 앞으로 배당을 늘려 고배당주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종목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개인의 배당소득증대세제를 통해 배당주 투자를 유도하는 동시에 기업소득환류세제로 기업이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우선 2015회계연도부터 고배당주식 배당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이 기존 14%에서 9%로 인하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분리과세(25%)를 선택할 수 있다. 고배당기업의 경우 대주주 역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배당주식 기준은 우선 최근 3년간 현금배당을 기준으로 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120% 이상인 종목 중 당해연도 총배당금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종목이다. 또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50% 이상인 기업도 당해연도 총배당금이 30% 이상 증가하면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제시한 고배당주에 포함되는 종목이 배당주 투자의 1차 대상으로 꼽힌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조건이 3년 평균치이므로 2015회계연도부터 시행되더라도 여전히 고배당주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경제신문이 대신증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2013회계연도 결산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의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16.4%, 배당수익률은 1.3%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홀딩스와 두산, 한국쉘석유(002960) 등 114곳이 첫 번째 고배당주 분류 기준을 충족했고 SK C&C와 메리츠금융지주, 코오롱머티리얼 등 151개 종목은 두 번째 기준으로 고배당주로 분류됐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으로는 덕양산업(409.08%)과 동성홀딩스(302.1%), 금강공업(191.7%), 골프존(188.4%),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는 덕양산업(17.6%), 영풍제지(8.1%), 진양홀딩스(6.8%) 등이 꼽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세법개정안을 충족시키는 기업뿐만 아니라 앞으로 배당을 늘려 고배당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코스피200에 종목 중 정부가 제시한 고배당주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는 곳은 하이트진로홀딩스와 두산, 한국쉘석유, 오뚜기, CJ 등 19개 종목에 불과하다.
박희운 삼성자산운용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배당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배당을 늘려 고배당주로 편입하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들 종목이 배당확대 기대감은 물론 주가 측면에서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배당주 조건 중 전년 대비 배당액 증가율이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고배당주 분류 기준 두 번째의 경우 최근 3년간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시장 평균의 50%에만 해당하더라도 내년 현금배당 총액이 올해 대비 30% 증가할 경우 즉각 고배당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배당주로 분류하는 기준을 보면 결국 과거 데이터보다는 배당을 크게 늘려가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따라서 정부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한국전력(015760)과 한국가스공사(036460), KT&G 등이 배당 확대를 통해 세제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T&G의 경우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47%, 배당수익률은 4.2%로 고배당주 조건을 만족시켰지만 지난해 현금배당액 증가율이 10%에 소폭 미치지 못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배당금액 증가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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