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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카운트다운/戰後 세계경제 전망] 단기전 “성장 모멘텀” 장기전 “침체”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 경제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조기 종결되느냐,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느냐에 따라 경제전망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여기다 현재의 경기 침체 원인을 어느 정도까지 이라크전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돌릴 것인지에 따라 전후 경제전망은 한번 더 복잡해진다. 이라크 전쟁이 종결될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적 입장이 있는가 하면, 이라크 전후에도 여러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있다. 결국 경우의 수는 전쟁이 조기 종결된 이후의 낙관론과 비관론, 그리고 장기간 지속되면서 펼쳐질 최악의 상황 등 3가지로 크게 정리될 수 있다. 그러나 전쟁 조기 종결을 전제로 낙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경제 반등을 `주가 수직상승`이나 `실업률 감소`등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보다 `성장의 모멘텀 획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어 전후 경기가 당장 눈에 띄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낙관론의 주장과 근거= 이라크 전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개인들의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고 유가가 상승한 만큼 전쟁 불안이 사라지게 되면 경제 주체들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게 요지다. 여기다 지난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함으로써 촉발된 걸프전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오래 전부터 전쟁 가능성을 경고해왔기 때문에 이미 전쟁 프리미엄이 유가 등에 반영, 추가적인 충격이 적을 것이란 점도 낙관론자들의 근거가 되고 있다. 물론 이라크전이 단기간에 미국의 승리로 끝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얘기다. 소비의 경우 현재 미국과 유럽의 금리 수준이 매우 낮은데다 특히 미국의 경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전쟁 불확실성만 걷히면 바로 살아날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낮은 금리는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저축의지를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또 지난 해 5.7% 하락했던 기업 투자 역시 전쟁에 대한 불안감만 걷히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천 최신호는 이와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돈을 갖고 있으며 전쟁만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역시 25달러대로 안정되고, 달러는 약세에서 강세로 반전될 것이다. 이 같은 근거를 기반으로 포천은 “당장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지라도 이라크 전 종결은 세계 경제 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관론의 주장과 근거= 전쟁이 조기 종결된다 해도 전후 경제상황 전반에 대해 비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 경제 불황의 근본 원인을 취약한 세계 경제 펀더멘틀에 두고 있다. 이들이 볼 때 이라크전쟁은 현재 경제 침체의 여러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주가는 그 동안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평가돼있고, 이러한 인식은 결국 개인들이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하면서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막을 것이다. 달러화 약세도 큰 문제다. 전쟁이 끝나도 테러 위협이 상존하는 한 미 달러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고, 이것은 금리인상을 부추겨 결국 미국 기업들의 투자심리에 찬물을 붓게 된다. 달러 강세는 유럽 기업들의 수출 부담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이라크가 위기요인으로 등장하기 전에도 세계 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서 전후에도 이런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상황= 이라크 전쟁이 중동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등 신속한 결말을 내지 못할 때 최악의 상황은 불가피하다. 이라크가 자신의 유정을 파괴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유정을 공격할 수도 있고 미국에 대한 추가 테러를 감행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고, 소비와 투자는 더욱 얼어붙게 된다. 일부 경제연구소는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 당 70달러 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상황은 또 다른 침체의 출발점”이라며 “미국의 실업률은 5.7%에서 7%로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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