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웅 KTH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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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명 KT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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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동통신ㆍ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쇼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표현명 KT 사장은 16일 "구글도 애플처럼 폐쇄적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면서도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통신사업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공동 앱스토어(WAC) 같은 프로젝트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더라도 다국적 거대 기업이 손댈 수 없는 만큼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WAC는 전세계 24개 이동통신사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운영체제(OS)나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팔 수 있는 공동의 애플리케이션 장터다. 조산구 LG유플러스 오픈이노베이션담당 상무도 "이동통신사가 단순히 통신망 제공자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전략적인 기회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 상무는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페이스북과 같은 전략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페이스북 내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채팅ㆍ메신저 등 핵심 서비스와 이용자는 다 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면서 핵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우 하드웨어의 추락과 소프트웨어의 부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태웅 KTH 부사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부가가치가 소프트웨어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트렌드"라며 "앞으로 IT업계는 소프트웨어를 단순히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중심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 본부장도 최근 삼성전자의 'S급 인재 확보' 전략을 언급하며 "삼성은 바다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자체 OS를 개발하기 어려운 하드웨어 제조사의 경우 아예 이동통신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구글은 말 그대로 '구글 없이 살아갈 수 없을 만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강력한 적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ㆍ태블릿PC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ㆍ아이패드에도 구글의 지도인 '구글맵'이 기본으로 들어가며 구글 검색엔진이나 메일,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모토로라 인수로 한층 더 강력해진 구글을 보는 시선은 그래서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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