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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콤] 전용회선 사업진출
입력1999-11-24 00:00:00
수정
1999.11.24 00:00:00
이재권 기자
지난 18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 두루넷의 국내 첫 나스닥 직상장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이용태(李龍兌) 두루넷 회장은 축하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느닷없이 한전과 두루넷의 발전을 연관짓는 발언으로 좌중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李회장의 발언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그중 하나가 한전의 자회사인 「파워콤」을 겨냥했다는 설이다.파워콤은 23일 정보통신정책심의회로부터 조건부 사업허가를 받은 전용회선사업자. 바로 두루넷과 부딪히게 될 경쟁사다. 두루넷은 일부 가입자 회선을 빼면 중추망이 100% 한전망이다. 그런 한전이 자회사를 통해 경쟁사가 됐으니 두루넷으로서는 아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의 파워콤에 대해 통신업계는 「태풍의 눈」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 근거로는 우선 한전이 보유한 통신망이 광케이블만 전국적으로 2만3,074㎞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여서 누구나 탐낼만 하다는 사실이다. 한 전문가는 『한전의 통신인프라가 한국통신 것보다 우수하다』고까지 말한다.
파워콤은 곧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파워콤은 현재 한전이 100% 출자한 회사지만, 한전은 이번 조건부 사업허가를 받으면서 내년 6월까지 66%, 2002년까지는 지분을 100%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정부에게 했다. 정통부는 이를 사업허가조건 즉, 「의무사항」이라고 본다.
만일 특정기업이 파워콤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국내 통신시장은 커다란 판도 변화를 맞게 된다. 파워콤을 소유한다는 것은 곧 한국통신에 버금가는 막강한 통신망 인프라를 가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24일 『파워콤을 꼭 인수하겠다』고 강한 집착을 보여줬다. 두루넷도 파워콤 인수를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전 통신망을 쓰고 있는 하나로통신·LG텔레콤이나, 삼성·현대그룹도 파워콤 인수의 유력한 후보에서 뺄 수 없는 기업들이다.
1차적으로 변동을 겪게 될 곳은 전용회선 시장이다. 전용회선은 인터넷 보급 확대에 비례해 성장하는 시장이다. 인터넷 사업자는 수없이 명멸하며 사라져도 그들에게 통신망을 제공하는 전용회선 사업자는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한해만도 전용회선 시장은 자그만치 1조208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를 한국통신이 91.3%, 데이콤 9.3%, 두루넷 4.0%, 드림라인 1.1%, 지앤지텔레콤 0.6%의 비율로 각각 나눠가졌다. 그러나 파워콤이 내년초부터 시장에 진입하면 전용회선시장은 일단 큰 충격을 받을 게 불가피하다. 특히 전용회선시장을 그동안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한 한국통신은 강력한 경쟁자의 도전을 받으며 점유율도 상당폭 하락할 전망이다.
이재권기자JA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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