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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이용경사장] 학업서나 경영서나 '천재'변모
입력2002-10-13 00:00:00
수정
2002.10.13 00:00:00
배순훈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지난 60년대 말 미국 보스턴에 왔던 이용경 사장과 서울대 공대 강창순 교수의 조그만 폴크스바겐을 타고 세 명이 뉴햄프셔로 단풍놀이를 함께 갔으니 우리의 교우는 35년이나 된 셈이다. 학교시절 한 학년 차이로 학과가 달랐기 때문에 먼 발치로만 알았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40년이 넘는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사장은 변함없이 공부 잘하는 천재다운 면모를 보여줘왔다. 강 교수나 나나 그래도 공부는 한 가닥 한다는 사람들인데 이 사장을 따라가기 힘들다.
머리 좋은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은 매사가 단순명료하다. 그러나 업무에 관한 한 20년 이상 기업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지휘해온 나보다 때로는 한수 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리숙하면서도 그 속에는 능구렁이가 여러 마리 들어 있다.
KT가 민영화하면서 첫번째 사장으로 이 사장을 선정한 것은 여러모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음성 통신시장이 포화되면서 KT의 성장도 주춤하고 있다. 민영화는 했다고 하지만 국민 주기업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수익성 사업도 확장해야 하고 무선 LAN, IP-VPN 등의 첨단 서비스도 앞서 도입해야 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사업 플랫폼도 확충해야 하는 등 공익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KT 입장에서는 기술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슈퍼 최고경영자(CEO)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기에 처한 프랑스텔레콤이 나의 오랜 친구인 티어리 브래통 톰슨 사장을 초빙한 것은 변하는 통신사업의 세계적인 대응을 볼 수 있다. 브리티시텔레콤ㆍ도이치텔레콤의 경영진이 교체되는 이 시점이 세계 통신업계에는 위기인 것이다.
아직은 공룡이라 하기에는 작은 KT가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세계적인 통신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통신기술의 변화를 통찰력을 가지고 예측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KT는 최선의 결정을 했고 앞으로 이 사장의 지도력을 따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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