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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파업 초읽기] "우려가 현실로..." 시민들 불안
입력2000-07-10 00:00:00
수정
2000.07.10 00:00:00
박태준 기자
[은행파업 초읽기] "우려가 현실로..." 시민들 불안금융노조의 총파업 돌입 하루 전인 10일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은행 창구에서 큰 혼잡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후들어 노조의 파업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점포에는 필요한 현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자동화기기는 물론 창구 앞에서 한참 동안 줄을 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편 파업강행을 선언한 금융노조 지도부는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며 파업전략을 재점검. 오후 10시 명동성당 등 서울 8개 지역에서 일제히 열린 파업 전야제에는 전국에서 모인 3만여 조합원들이 참석,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10일 오전 은행 일선지점은 혼잡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평일보다 조금 많은 고객들이 찾긴 했으나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시중은행의 명동지점 직원은 『오늘 현금인출 고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평보보다 시재금(보유현금)을 많이 확보해놨지만 예상보다 현금인출 고객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금융노조의 파업강행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정상적인 은행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고객들이 점포에 몰리면서 명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소재한 지점들은 다소 붐비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은행을 찾아 현금 100만원을 찾은 한 주부는 『며칠 후 필요한 병원비를 찾기 위해 왔다』며 『의사들이 파업해 한참 불편을 겪었는데 이제는 은행까지 파업하느냐』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또 이날 전 점포의 직원들이 노조에서 지급한 푸른색 셔츠를 입고 근무, 파업동참 의지를 보였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이 파업에 돌입하는 11일부터 일선 점포에서 실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 파업돌입 소식이 전해지면 일시에 고객들이 인근 점포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데다 영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업무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창구 혼란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자동화기기 사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이마저 고객들이 집중될 경우 제때 현금을 채워놓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
더욱이 금융노조의 주장대로 전산시스템이 이날 하루 정도만 정상으로 가동되다 한두 은행에서 다운될 경우 파장이 은행 전체로 확산, 12일 오후부터는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총파업을 지도하는 금융노조 수뇌부들은 파업 전술을 극비에 부치는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서울 지방 노조원들은 일제히 11일~ 15일 5일간의 집단 휴가원을 제출하며 파업 결의를 다시 한번 다지기도. 파업기간 동안에 필요한 파업기금도 90억원 이상 모금됐다.
특히 금노측은 향후 파업 스케줄 및 노조원들의 행동지침은 이미 10일 전에 완료, 점검까지 마친 상태라며 이번 파업이 예년과는 달리 조직적으로 준비된 것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오후 5시 은행업무를 조기에 마친 노조원들은 파업 지도의 지침에 따라 각 은행 로비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후 10시경 명동성당 등 서울 8개 지역에서 일제히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 밤 12시경 지방에서 올라온 노조원들이 전야제에 합류하자 분위기는 최고조로 올랐다.
전야제에 참가한 한 은행 여직원은 『이번 은행의 총파업은 분명히 예년과 다르다』며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주위 동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태준기자JUNE@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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