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MSCI 바라(Barra)는 지난 11일 공지를 통해 "중국 A주를 MSCI EM지수에 편입시키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EM지수 편입 심사 대상(워치리스트)에 오른 이후 약 9개월간 위안화외국인적격기관투자가제도(RQFII)나 적격외국인투자가제도(QFII)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등 (MSCI가 요구한) 의미 있는 시장 개방 조치(positive market opening measures)가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중국 A주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인 논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MSCI는 검토작업 후 중국 A주의 EM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내년 5월부터 EM지수에 부분적으로(유통 시가총액의 5%) 반영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새 식구가 들어오면서 MSCI EM지수에 먼저 편입돼 있던 한국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A주가 5% 부분편입될 경우 MSCI EM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가별 비중 조정에 따라 기존 15.9%에서 15.7%로 0.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자금이 1조5,000억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0.2% 비중 축소로 약 3조원 규모의 매도 수요가 발생한다. A주 유통주식이 전부 반영될 경우 한국 비중은 1.7%까지 줄어들어 매도 수요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주는 EM지수뿐만 아니라 신흥아시아(MSCI Asia ex Japan)지수나 전세계(MSCI ACWI) 지수에도 자동 편입된다"며 "해당 지수의 비중 조절까지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실제 매도 수요는 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EM지수 편입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수급 면에서 부정적인 뉴스다.
강 연구원은 "오는 6월 MSCI시장분류 심사에서 한국의 선진국 지수 격상 여부가 결정된다"며 "그러나 지난해 MSCI가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 예비국가' 리스트에 잔류시키며 언급한 해결 과제의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은 일단 기대치를 낮추는 편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MSCI는 지난해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 예비국가 리스트에 남기며 '역외시장에서 한국 원화의 자유로운 거래가 어렵다'는 점과 '외국인투자등록제도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이 같은 이슈에 대한 개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은 불가능하다는 게 MSCI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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