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을 숙고하고 위빈은 흑61로 젖혔다. “일단 이렇게 젖혀야 바둑이 됩니다. 기세상으로도 그렇고 배석 상황으로 보아도 그렇지요.”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강훈 9단이 하는 말이었다. 안전하게 두자면 참고도1의 흑1로 그냥 뻗는 것인데 그것이면 백2로 또 누를 때 또 흑3으로 참아 두어야 한다. 그때 백4로 중원을 크게 키우면 백이 반면으로도 앞서는 바둑이 될 것이다. 백64로 절단하는 것은 최강수. 여기서 위빈은 3분쯤 망설이다가 65로 참았는데…. “어쩔 수 없는 자리 같다.”(강훈) 복기 때 장쉬도 흑65는 최선 같다고 말하면서 반발한다면 참고도2의 흑1인데 그것은 백2 이하 6으로 백의 실리가 커서 흑이 나쁠 것이라고 했다. “내 생각은 달라요. 어차피 불리한 바둑이니 여기서 과감하게 반발해야 해요.”(최규병) 최규병은 정말로 과감한 그림 하나를 소개했다. 첫수는 참고도2의 흑1이었다. 백2가 놓였을 때부터 달라졌다. 흑3으로 잇지 않고 A로 빵때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최규병의 주장이었다. 그래야 백4로 이용당하지 않게 되므로 중원의 주도권을 흑이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 그 주장의 포인트였다. 물론 백은 6의 자리에 잡지 않고 3의 자리에 잡게 되므로 백의 실리는 더 커질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두어야 했다는 것이 최규병의 주장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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