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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머리를 자기공명영상법(MRI) 스캐너 안에 넣고 있는 동안 로봇 손이 뇌를 절개하는 장면은 얼핏 무서워 보인다. 하지만 실수에 의해 신경이 다치는 일은 전혀 없다. 최근 미국 캘거리 대학과 캘거리 지역건강발전시스템은 5년간 2,700만 달러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MRI 스캐너 안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신경외과용 로봇 손 ‘뉴로 암(neuroArm)’을 선보였다. 뉴로 암에는 소독장비, 12개의 미세 해부용 기구, 흡입관, 칼처럼 생긴 미세 가위, 수술 부위 봉합용 바늘 등이 달려 있다. 외과의사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사용해 눈으로는 수술 전 스캔 내용과 수술 진행 상황을 참조하고 손으로는 조종간을 조작해 뉴로 암을 조종한다. 이처럼 뉴로 암을 사용하는 외과의사는 환자와 같은 수술실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 현미경에 부착된 고해상도 카메라 2대가 의사의 통제 스테이션으로 영상을 전송해주기 때문이다. 통제 스테이션은 촉각 시스템을 사용해 외과의사에게 촉각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동시에 손의 떨림 같은 것도 없애준다. 촉각 시스템은 만약의 사고 가능성을 없애주며, 외과의사는 환자의 뇌를 수술할 때도 여러 번 스캔해 남은 종양이 얼마나 되는지 신속하게 알 수 있다. 뉴로 암 프로젝트의 리더인 가넷 서더랜드는 “실시간 영상 제공 장치와 초정밀 외과기구가 결합된 뉴로 암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외과의사는 1~2mm 단위의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뉴로 암은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50미크론 크기의 절개도 행할 수 있다. 서더랜드는 “시신경과 경동맥 사이에 공간을 설정해 두면 뉴로 암은 그 두 곳을 건드리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며 “이 로봇 손은 외과의사의 실수 가능성 및 환자의 내원 횟수를 다 같이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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