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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공동연구의 기회

제1보(1~23)

KT배를 놓친 최철한은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1년 연하인 송태곤이 쾌속으로 내달아 천원전과 신예연승최강전을 연속 제패하는 동안 최철한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예연승최강전에서는 후배인 김주호2단에게 패했고 신인왕전에서는 김명완6단에게 패했다. KBS바둑왕전에서는 박승철2단에게 패했고 국수전에서는 모처럼 서봉수9단을 꺾고 본선2회전에 진출했지만 조한승5단에게 패하여 탈락했다. KT배에서는 박영훈3단에게 패했다. 2002년 가을 한중일 신예대항전이 전북 부안에서 열렸다. 부안군은 조남철9단의 출생지. 부안군청은 조남철국수배 전국어린이바둑대회를 주최하고 한중일 신예대항전을 유치하여 바둑메카를 지향하고 있었다. 한중일 신예대항전은 1997년부터 매년 열리는 일종의 합숙수련회였다. 한국이 세계프로기단을 석권해 버리자 중국의 국가소년대 감독인 우위린(吳玉林)은 은밀하게 한국 청소년 기사들과 함께 스파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충암사단의 대부격인 허장회8단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했고 허8단이 쾌히 응락하여 한국, 중국을 오가며 합숙훈련행사가 열리게 되었다. 중국의 청소년 기사들은 한국의 신예들에게 연전연패하면서도 놀라운 흡인력으로 실력을 연마해 나갔다. 이 광경을 멀리서 바라보던 일본기원이 2000년부터 동참을 간청했다. 중국측은 반대했지만 한국측이 인심좋게 맞아들여 마침내 3국대항전으로 변모한 것인데…. 중국의 고집으로 주최권만은 한국과 중국이 독점하고 일본은 손님 노릇만 하게 되었다. 중국의 10소호로 불리는 콩지에, 후야오위, 펑첸 등은 모두 이 한중일 신예대항전을 통해 배출된 기사들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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