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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 심의 '올스톱'

여 "단독처리" 방침속 8,000억 감액 고려<br>야 "국보법·4대입법 처리 유보해야 등원"

정쟁에 파묻힌 정치권이 민생경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새해 예산안 심의가 임시국회로 넘어갔지만 여야간의 협상마저 중단된 채 ‘올스톱’상태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임시국회 개회 첫날인 10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 예산안 심사소위를 소집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에 대해 급할 것이 없다며 ‘느림보’ 전략으로 나오자 우리당은 이 달 중순까지를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예산안의 단독 처리도 피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이 완전히 정쟁의 ‘볼모’로 전락한 셈이다. ◇우리당, “우리끼리라도 처리 할 것”=우리당은 새해 예산안을 임시국회 내에는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 처리가 더 지연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예산 수립에 지장을 초래, ‘여당 책임론’이 부각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세균 예결특위 위원장은 이날 “가급적 한나라당이 예산심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달 15일까지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돼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우리당 예결위 간사도 “새해 예산안은 일자리창출 등 경기회복과 직결돼 있고 지방지차단체 등의 예산수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한나라당이 당분간 심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우리도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덕룡 원내대표는 10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임시국회를 열어 예산안을 심의하는 척 하면서 ‘4개 분열법’을 날치기 하려고 하지만 어림없다는 것을 (여당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예산심의는 당분간 하지 않기로 당내 의견이 모아졌다”고 못박았다. ◇야권 ‘조건부 등원론’ 솔솔=한나라당은 그러나 여당이 단독으로 예산 처리에 나설 경우 물리적인 방법 외에는 이를 저지할 수단이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따라서 우리당이 임시국회내에‘4대입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경우 1~2일 정도 본회의를 열어 현안 문제를 처리하자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조건부 등원론’인 셈.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예산안 처리와 이라크 파병 동의안 문제에 안건을 국한 시킬 경우 임시국회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우리당이 국보법과 4대입법 처리를 유보할 경우 여야 합의에 의한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당이 4대입법과 61개 민생경제관련 입법의 연내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야권이 조건부 등원론이 받아들여질 지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박병석 우리당 예결위 간사는 이날 “예산 감액은 통상 정부 원안의 0.5%에서 1% 내외로 하는 게 과거 관례”라고 말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감액 입장을 고수할 경우 7,000억~8,000억원 내외의 감액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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