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자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외국인은 지난 3월 초 이후 줄곧 매수세를 이어오며 주가 상승에 기여했기 때문에 이런 ‘미묘한’ 매매변화는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유가와 금리 인상 우려 등에 따른 단기적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의 ‘매도세’가 기조의 변화라기보다는 한순간 스쳐가는 ‘소나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1,593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올 들어 현물시장에서 사흘 연속 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7.98포인트(0.57%) 하락한 1,391.17로 장을 마쳤다. 비록 외국인이 사흘 동안 현물과 선물에서 동시 순매도를 보였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나친 확대해석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외국인이 지난 15일부터 현물시장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3,700억원에 불과하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최근 매매를 보면 매도세로 전환했다기보다는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최근 외국인이 주로 보유하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ㆍ현대차는 전반적인 하락 국면에서도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들이 며칠간 순매도에 나섰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16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시총비중은 29.01%에 달했다. 외국인 시총 비중이 29%를 돌파한 것은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경우 주로 대형주를 보유하고 있어 4월에는 매수랠리에도 불구하고 소형주들이 급등하면서 시총 비중이 27%선까지 축소되기도 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글로벌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업종을 보유 또는 매수 중”이라며 “최근 국채금리 및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며칠간 순매도를 보였지만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등을 감안할 때 전체적인 매수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수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를 포함해 신흥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도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아 외국인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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