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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새 화두 '창조 경영'] <2>'융합(Fusion) 효과'의 창조력

퓨전경영으로 '제3 부가가치' 창출해야<br>기존의 조건·방식만으론 경쟁서 이길수 없어 전통-첨단등 상반된 요소 결합통해 시너지를<br>도요타, 가격과 품질 선택아닌 병행전략 채택…경제적이면서 질좋은 車만들어 美시장 석권


현 시점에선 어느 구석을 공략해야 틈새가 보일 것인지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 도요타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 이 회사가 미국, 유럽의 내로라 하는 자동차메이커들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자동차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키 포인트는 ‘and(병행하기)’전략”이라고 꼽는다. 벤츠나 GM이 소비자에게 ‘품질을 선택할래, 가격을 선택할래’라며 ‘or(선택하기)’전략을 강요한 반면 도요타는 경제적이면서도(and) 품질까지 좋은 자동차로 미국 시장을 석권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품질과 가격은 선택의 대상일뿐 병행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닌데 도요타는 이를 병행시켜 멋지게 세계시장의 선두주자들을 물리쳤다. ◇‘or’가 아닌 ‘and’의 경영= 도요타의 ‘and전략’은 퓨전경영의 일종이다. 퓨전경영은 상반되는 요소라해도 선택보다는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를 요구한다. 마치 포도와 오크(Oak)를 결합시켜 세계인의 미각을 자극하는 새로운 성격의 포도주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미 기술영역에서는 ‘퓨전의 창조력’이 여러 부문에 걸쳐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 성장 엔진이라고 불리는 IT(정보통신), BT(생물학), NT(나노기술), CT(컨텐츠), ET(환경) 간의 결합이 한창 진행중이며, 이 결과물들이 속속 우리 삶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퓨전경영’의 저자인 리넷 리드고우는 “급변하는 현대경영 환경에서는 전통과 첨단, 동양과 서양의 가치, 혁신적인 변화와 점진적인 변화 등과 같은 상호 이질적인듯 보이는 두 가지 이상의 가치들을 결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경영은 더 이상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둘을 이용해 제3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의미다. ◇입체적으로 생각하라= 다변화 시대에 돌입하며 기업은 다양한 경쟁을 접하게 된다. 기존의 조건들만으로는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한계에 이르기 마련이다. 과거의 장점이 현재의 단점이 되거나 이전의 제약사항이 미래의 성장엔진으로 작용하는 일이 다반사다. 노란색의 ‘포스트 잇(Post-it)’은 엉뚱한 실수의 융합에서 탄생했다. 좀더 강력한 접착제를 발명하려던 3M의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아이러니하게도 쉽고 간단히 떼어지는 접착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실버는 이 제품을 혹시 다른 어딘가에 사용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회람을 시켰다. 이때가 1970년. 그리고 4년 뒤 사무용 테이프 사업부의 화학 엔지니어인 아더 프라이가 대답을 했다. 상품화는 3M 비서들의 몫. 비서들이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내 500대 기업의 비서들을 통한 검증과정을 거쳐 실버의 창조물은 1981년 ‘포스트 잇’이란 제품으로 태어났다. 11년에 걸쳐 만들어진 포스트 잇은 입체적인 아이디어의 결합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실버→프라이→비서들로 이어진 자연스러운 팀웍이 만들어낸 창조경영인 셈이다. ◇헛스윙이 두려우면 홈런은 없다=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높이고 있는 요미우리 자인안츠의 승엽 선수. 홈런왕이란 별칭 뒤에 따라 붙는 이승엽의 별명은 삼진왕이다. 원심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이승엽의 타법은 장타로 이어지지만 몸쪽 공에 취약해 그만큼 많은 삼진이 나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엽 선수는 ‘현미경 야구’라고 불리는 일본 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원심력 타법을 일부분 줄이는 대신 여분의 빈 자리를 배트 스피드로 채워 넣었다. 타격방법을 혼합한 이승엽은 이후 몸쪽공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다. 이 결과가 ‘4년, 6억5,000만엔’이라는 일본 열도 전체를 놀라게 한 연봉홈런으로 이어졌다. 애플ㆍ마이크로 소프트ㆍP&Gㆍ삼성 등의 파트너인 디자인 기업 IDEO의 대표인 톰 켈리는 “헛스윙을 두려워한다면 결코 홈런을 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창조경영의 제1원칙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을 서로 융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가 본 창조경영] 김창호 하나코비 사장
기업이 가진 역량맞춰 새로움 이끌어 내는것
밀폐용기 '락앤락'을 개발해 한해 1,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김창호(사진) 하나코비 사장. 그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전국의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몸으로 사업을 배웠다. 90년대 후반 그의 형이 하던 사업에 합류한 김 사장은 당시 600여개의 주방용품을 판매하던 하나코비에 '온리 원(only one)' 전략을 도입했다. 자잘한 상품들은 모두 퇴출시키는 대신 새로운 밀폐용기 '락앤락'개발과 마케팅에 온 힘을 쏟은 것. '락앤락'은 새로운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성 덕에 현재 세계적인 밀폐용기인 타파웨어, 러버메이드 등을 밀어내고 토종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그가 보는 창조경영은 무엇인가. ▲창조경영은 내 몸에 맞는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기업이 갖고 있는 역량과 가능성에 근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세상은 조금도 멈추지 않고 변한다. 변화에 대한 깊은 인식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고, 그 새로움을 통해 새로운 가치창조가 가능하다. 이런 과정을 거칠 때 경영은 비로소 물 흐르듯 흘러가고, 그것이 결국 창조적인 경영으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역사상 가장 창조적인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라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은 당시 조선 수군의 전력에 맞춰 수행 가능한 창조적인 전략ㆍ전술을 그때 그때 개발해 냄으로써 막대한 수적 열위를 딛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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