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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정책 겉돈다/경쟁력 제고 말뿐 정부 눈치 보기 급급
입력1996-10-09 00:00:00
수정
1996.10.09 00:00:00
◎은행권 3월 이후 반짝 인하 9월 들어 다시 올려정부의 강력한 금리인하 정책이 실제 은행권에서는 일시적인 여·수신금리 인하에 그칠뿐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에 동참, 은행들이 전개하고 있는 여·수신금리 인하 움직임 역시 실제 자금시장의 수급사정과 은행 자체적인 자금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눈치보기」의 결과로 금리인하의 장기적인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 당시 나웅배 부총리의 강력한 금리인하 요구에 따라 부분적으로 금리를 내렸으나 정부의 요구정도가 약화되고 시중 실세금리가 상승하자 곧 다시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은행은 지난 5월 신탁대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9.5%에서 9.25%로 인하하며 전반적인 신탁대출 금리를 내렸으나 8월26일부터 이를 다시 9.25%로 인상, 3개월만에 과거 금리수준으로 돌아갔다.
수신상품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제일은행은 지난 3월 특종재형저축의 금리를 12%에서 영리법인은 9.5%, 개인과 비영리법인은 11.0%로 내렸으나 9월16일부터 특종자유부금이란 형식으로 고금리수신상품을 부활시켜 1년제 12.0%, 6개월이상 1년미만 11.0%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업대출금리 역시 마찬가지여서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난 3∼4월 기업신탁대출금리를 0.5∼1.0%포인트 내렸으나 시중 실세금리 상승과 함께 9월들어 단기기업대출금리를 최고 2.0% 포인트 인상했다.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생색내기 금리인하에 따라 금년 상반기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평균대출금리―평균조달금리)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7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예대마진은 평균 3.6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4%에 비해 오히려 0.75%포인트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의 금리인하 움직임과 관련, 『금융비용 절감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국가적인 명분을 위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실제 은행들은 자금사정이 좋지 않는 등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운용상품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자 경쟁적으로 고금리 단기수신상품을 개발, 시판하고 있어 대출금리를 낮출 수 없는 환경을 스스로 조성하고 있다.<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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