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디자인이 진화를 거듭하며 마침내 인체공학까지 접목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휴대폰 슬라이드를 올렸을 때 얼굴 선(線)을 따라 유선형(流線型)으로 올라가는 ‘바나나스타일폰’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바(Bar) 또는 슬라이드형 휴대폰의 경우 통화할 때 휴대폰을 귀에 밀착시키는 바람에 입과 휴대폰 사이가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의 목소리를 정확히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쉴 새 없이 귀와 입으로 전화기를 움직여가며 통화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슬라이드가 유선형으로 올라가면 마치 폴더형 휴대폰을 사용할 때처럼 귀와 입에 제품이 밀착되기 때문에 이런 불편을 없앨 수 있다. LG전자의 바나나스타일폰은 슬라이드 뿐만 아니라 뒷면도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손에 쥘 때의 안정감을 높였다. 특히 숫자 키패드에 은은한 라벤더향을 입혀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130만 화소 카메라에 전자사전 등의 기능을 갖추었으며 가격은 3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팬택계열이 지난 3월 초 출시한 ‘스카이 핸디(IM-S200)’도 손에 쥐는 감각에 중점을 둔 디자인을 채택했다. 팬택은 휴대폰의 가로폭이 4cm대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 4.1cm로 가로 폭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뒷면 가장자리를 곡선으로 처리해 손바닥으로 쥘 때 자연스럽게 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모토롤러도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전시회 ‘3GSM 세계회의’에서 유선형 슬라이드 제품인 ‘모토 라이저 킥슬라이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일자형 슬라이드 제품인 라이저의 개량해 슬라이드를 열었을 때 얼굴 선을 따라 올라간다. 황경주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는 “바나나 스타일폰은 소비자들의 휴대폰 사용 행태 분석을 통해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소재, 색상의 다변화에 이어 얼굴이나 손에 닿는 감각까지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삼아야 경쟁력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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