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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안에 테이크아웃 커피나 디저트류 등을 파는 가게를 또 하나 두는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작은 슈퍼마켓보다는 주로 대형 슈퍼들이 내놓는 임대형식의 숍인숍(매장내 또 다른 매장) 업종도 기존 미용실, 안경점 등에서 먹거리 등으로 다양화시키면서 임대·수수료 등 부수입을 짭짤하게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매장복합화로 주변 소규모 상권까지 모조리 흡수해 소형점포들의 영세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업형슈퍼 1위인 롯데슈퍼는 최근 서울 강남 서초1동점, 코엑스점, 삼양동 삼양점 등 서울지역 슈퍼 6곳에 잇따라 커피와 번(bunㆍ빵의 일종)을 파는 소형점포를 냈다. 이들 숍인숍 점포는 번 전문점인 커피&번의 ‘미스터로티’, ‘커피앤’등의 브랜드 간판을 달고 슈퍼 한편에 평균 6.6~10㎡(2~3평)정도 크기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슈퍼는 기존에 없었던 커피류 업종을 주택과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하면서 최근 2~3개월내 새로 문을 연 신규점포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오픈시켰다. 서초1동·코엑스점 등과 함께 서울 명동점(마켓999), 사당 남현점, 방이점 등은 주변 유동인구가 많아 슈퍼를 들렸다가 커피류를 같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코엑스점의 경우 테이크아웃 커피·번 점포 밖에 10㎡(3평)남짓한 크기의 테라스도 만들어 동네에서 장을 보러 온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대부분 매장면적이 평균 990㎡(300평)안팎에 달하는 대형점포가 많아 이미 다양한 숍인숍을 입점시켰다. 업종도 떡복이등 분식부터 미용실, 안경점, 약국, 화장품, 휴대폰, 세탁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전국 219곳(6월말 기준) 가운데 절반을 넘는 곳이 1~2개 이상의 매장내 점포를 두고 있다. 지방은 임대비중이 높아 사실상 준대형마트 수준이다. 전남 광주 풍암점의 경우 슈퍼건물내 학원등 16개 숍인숍 점포가 포진해 있을 정도다.
전국 총 164곳의 대형슈퍼를 둔 GS슈퍼도 매장이 대부분 최소 660㎡(200평)이상으로 다이소 등 균일가숍부터 빵, 커피, 햄버거 등 다양한 임대형 소점포를 두고 있다. 홈플러스도 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점포수가 총 195개에 달하지만 매장들이 270~300㎡ (80~90평)정도로 공간자체가 상대적으로 협소해 현재 숍인숍을 넣지 않고 있다.
대형슈퍼들은 숍인숍으로 매출수수료· 임대료 등 부수입과 함께 다양한 업종으로 집객효과를 높일 수 있어 복합매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동구 롯데 둔촌점에 들어간 세탁 프랜차이즈 점포(33㎡정도)의 월세는 50만원 정도로 주변 비슷한 상가시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
매장복합화가 가속될 경우 SSM의 골목상권 진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코엑스 주변 골목슈퍼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커피점까지 둔 대형슈퍼로 발길이 옮겨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주변 커피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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