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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20일께 서울 도착”/이번엔 ‘황 리스트’ 공포
입력1997-04-18 00:00:00
수정
1997.04.18 00:00:00
임웅재 기자
◎여 정치적 이용 가능성 야서 경계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오는 20일께 서울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보리스트」로 수렁에 빠진 정치권에 「황장엽 리스트」의 공포가 엄습해 오고 있다.
망명전 북한 정보기관들이 남한의 간첩조직 등으로부터 올라오는 정보를 선별,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통로의 정점인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로 일했던 황은 한국기업인 등을 통해 『(남한)권력 깊숙한 곳에 이 곳(북한) 사람이 박혀 있다』는 폭탄발언을 했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황비서의 정보가치는 그가 북한권력내 최고위층 인사중 한명인 만큼 김정일의 심리구조를 포함해 북한 권력체계의 의사결정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데 있다』면서 『소위 황장엽 리스트와 같은 북한의 대남전략활동에 대한 정보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황비서가 김일성 정권에서는 중국방문을 단독 수행하는 등 각별한 신임을 받았지만 94년 7월 김의 사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기 때문에 특급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들은 황비서를 통해 김정일 정권의 현주소와 미래, 북한경제의 실상과 강경·온건파의 실체 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대미·대일관계 개선전략, 핵개발 수준과 전쟁준비상태, 북·중관계, 김일성의 사망원인과 좌절된 남북정상회담(94년)에 대한 김일성의 생각 등도 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일이 지난해말 「식량문제로 무정부상태가 조성되고 있다.」 「수령님(김일성)이 생전에 경제사업에 절대로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이 일을 책임있게 못하면 노인당, 송장당이 될 수 있다」며 당 간부들을 채근했다는 비밀연설문의 제공자도 황비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야권은 한보리스트와 김현철 스캔들로 수렁에 빠진 여권이 황장엽리스트를 이용, 국면전환을 모색할 가능성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황비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처지가 처지인 만큼 결국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황비서를 이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대선가도에서 여권으로부터 번번이 「빨간 색칠」을 당했던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측은 공안 한파로 마지막 기회가 좌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자민련도 「황장엽 처우지침」을 통해 황비서를 환대해서는 안되며 진실된 참회를 듣고 그가 제공하는 정보의 질을 판단한 후 적절한 수준에서 대우해야 한다고 여권의 음모 가능성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자민련은 히틀러의 비서로 나치사상을 완성한 이론가인 헤스 루돌프가 망명을 했음에도 최고 기밀사항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거물인 황비서를 일반 탈북자들처럼 피고인 다루듯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습득에 다소 애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황비서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망명 경위 등을 상세하게 밝히도록 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김영삼 대통령을 예방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일원장관을 두번 지낸 이홍구 신한국당 고문은 황비서 입국, 4자회담 성사분위기 등 한반도의 정국이 통일정국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주가를 높일 수 있는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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