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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맥주 맛 보여주마

하이트ㆍ오비 에일맥주 곧 출시<br>"국산 맛없다" 편견 불식 다양성 부족 불만도 해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줄줄이 에일(ale) 맥주를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기사를 내보낸 뒤 국산 맥주 맛 논란이 확산되자 국산 맥주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다양성 부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9월 초 국내 대형 맥주 제조사로서는 처음으로 에일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재 유통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에일맥주 알코올도수는 기존 라거맥주보다 높은 5도 이상이며 가격은 프리미엄급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도 올 겨울 출시를 목표로 에일맥주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에일맥주인 ‘호가든’을 국내에서 주문자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어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산 맥주가 싱겁고 맛이 없는데다 라거 일변도라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한국 맥주도 만들려고 하면 경쟁력 있는 에일을 선보일 수 있다”며 “국산 맥주의 다양성 확대를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에일맥주와 라거맥주는 효모를 맥주통 위아래 중 어디에서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나뉘어진다. 맥주통 위에서 섭씨 18~25도로 발효시킨 것이 에일 맥주로 상온에서 발효하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데다 라거처럼 상큼하고 투명하지 않고 무겁고 걸쭉하며 향도 다양하다. 호가든, 기네스 등이 대표 브랜드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1% 미만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마니아층만이 즐긴다.



에일 맥주는 본래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전유물이지만 지난해 국내 첫 중소형 맥주기업인 세븐브로이가 에일 맥주 ‘세븐브로이 IPA’를 내놓은 상황으로 두 맥주 대형 제조사가 진출할 경우 3파전이 예상된다.

최근 개편된 주세법도 에일맥주 활성화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에는 소규모 맥주제조자의 외부 유통이 금지돼 맥주를 제조한 후 해당 매장에서만 판매가 가능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외부 유통이 허용되면서 시장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

반면 업계에서는 에일 맥주 대부분이 소규모 개인이 만들어 파는 하우스 맥주 시장인 만큼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자칫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시장 진입장벽 완화와 함께 세제혜택 확대를 담은 이번 개정안에 따라 중소맥주사의 에일맥주 시장 진입이 활성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형 제조사들의 진출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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