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린다. 주식투자는 익숙해도 채권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채권도 기본적으로 주식과 흡사하다. 시황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며 증권사를 통해 전화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쉽게 사고팔 수 있다. 이렇게 회사채·국채·공사채 등 각종 채권을 한곳에서 거래할 수 있는 곳이 한국거래소의 일반채권시장이다.
일반채권시장에는 약 1만2,000개 종목의 채권이 상장돼 있다. 2,000여개 종목이 거래되는 주식시장에 비해 여섯 배 가까이 된다.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상장된 회사채(6,445개 종목) 중 대부분(97%)이 신용등급 A- 이상인 우량 채권이다. 표면금리는 평균 3.8%로 3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1% 가까이 높다. B등급 이상인 채권의 표면금리는 평균 5.6%에 이른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고(高)신용등급 채권을, 고수익을 원한다면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을 사면 된다. 표면금리가 높다는 것은 기업이 급전을 빌린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상장채권에 대한 정보(채권 종류, 신용등급, 호가 및 매매 체결 현황 등)는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다.
채권의 매매는 어떻게 하는가. 매매 기준이 되는 1만원(액면가)을 기준으로 호가하면 된다. 즉 매수 9,800원 또는 매도 1만200원 하는 식이다. 일반채권시장에서는 1,000원 단위의 소액으로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어떤 채권을 액면 5,000원어치만 9,800원에 매수하고 싶다면 4,900원[(9,800/10,000)×5,000]만 매매 체결 후 결제하면 된다. 100만원어치를 투자한다면 98만원을 결제하면 된다. 결제는 매매 당일 오후4시까지 증권사 계좌에 매매대금을 납입하면 된다.
채권투자에 따른 수익구조는 주식과 유사하다. 배당에 해당하는 이자수익이 있고 매매에 따른 손익이 발생한다. 다만 채권가격은 금리 변동에 더욱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이유는 이렇다. 내가 산 채권의 이자수입(표면금리)이 연 5%고 시중금리가 10%라면 굳이 5%만큼 손해 보고 그 채권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파는 사람이 많아져 가격이 떨어진다. 이론적으로도 이자수입 5%에 대해 10%의 할인율이 적용되므로 가치가 낮아지는 게 정상이다. 반면 시중금리가 2%라면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채권에 대한 적정가격 정보는 채권평가회사와 증권사들이 제공해주므로 이를 참고하면 된다.
요즘 들어 배당형 펀드가 부쩍 인기다. 안정적 배당수익을 받으면서 주가차익도 기대하는 투자자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꿩 먹고 알 먹고 식의 일석이조를 노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채권이다. 알고 보면 투자방법도 쉽고 투자종목도 다양하며 소액으로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곳이 거래소 채권시장이다. 직접투자가 번거롭다면 대신 채권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 상품도 많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처럼 저금리와 저성장 경제구조로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저금리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채권투자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지혜로운 재테크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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