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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보러와요' '카덴자' 나란히 무대에

'날보러와요' '카덴자' 나란히 무대에 살인‥고문‥잔혹한 연극 역사는 사실을 다루고 연극은 허구의 세계를 그린다. 그러나 때론 연극이 역사보다 진실을 정확히 이야기하기도 한다. 진실과 거짓ㆍ 정의와 부정 등 복합적인 역사적 진실을 그린 두 편의 연극이 나란히 재연에 나서 화제다. 우선 86년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날보러와요'가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제작진은 사건발생 10여년이 지나도록 오리무중에 빠져있는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실타래같이 얽혀있는 인간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96년 초연된 이 연극은 99년을 제외하곤 매년 무대에 올랐으며, 97년에는 서울연극제 대상ㆍ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극본을 쓴 김광림 연극원교수가 지금까지 연출도 담당했으나, 이번 무대의 연출은 박광정이 맡는다. 권해효 정원중 강신일 정은표 등 탄탄한 배우들이 가세하고, 무대 배경 등 비쥬얼한 부분이 과감히 생략되는 등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8일~1월21일 1588-7890) "네 죄를 알렸다!" 서슬 같은 호령이 계속되는 가운데 객석의 여자관객이 무대로 끌려나온다. 지난 78년 초연 당시 군사 쿠데타와 군부독재 상황을 연상시켜 파문을 일으켰던 잔혹극 카덴자의 한 장면이다. 다른 관객들에게 살려달라 부르짖지만 공허한 목소리만 되돌아올 뿐, 결국 고문에 못 견딘 여자관객은 '내가 내죄를 알겠소'라는 말을 남긴 채 스스로 목을 매고 만다. 85년, 90년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 다시 올려지는 이 작품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군부독재의 잔재를 향해 앙칼진 목소리를 던진다. 출연진, 무대장치, 조명 등이 전면 교체된 점도 특이하다. 카덴자(CADENZA)란 연주자나 독창자가 악장의 마지막에서 즉흥적으로 자신의 테크닉을 현란하게 펼쳐보이는 것을 뜻하는 음악용어다.(문예회관소극장 19일~31일02-780-6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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