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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LG 관계개선 조짐
입력2003-09-15 00:00:00
수정
2003.09.15 00:00:00
김영기 기자
냉각기류가 흐르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LG그룹의 관계가 조금씩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손길승회장-현명관부회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 지난 3월부터 전경련 행사에 일체 발길을 끊고 회비조차 내지 않던 LG그룹이 이번 달 회비(월 6,000여만원)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LG그룹은 김대중 정권 당시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간 빅딜을 계기로 전경련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전경련이 삼성의 수도권 반도체 공장 증설을 둘러싸고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주장하며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정부에 요구, LG의 심기를 건드렸다. 전경련이 언급한 역차별이 바로 LG의 LG필립스LCD의 파주공장을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이후 손길승 회장이 직접 구본무 회장을 찾아 나섰으나, 좀처럼 악연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LG가 회비를 납부한 것이 양측간 화해의 싹을 틔우는 단초가 아니냐는 해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현명관 부회장도 “양측의 관계가 상당히 개선됐다”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전경련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LG에 대한 계좌추적권 발동에 맞춰, 현 부회장이 직접 나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 연장에 총력 투쟁하겠다”는 극한 표현까지 동원키도 했다.
재계 일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손길승 회장 이후의 차기 회장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전경련은 손회장의 거취 표명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보고, 물밑에서 후임자 물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손 회장의 바통을 구 회장이 맡아줄 경우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희망을 드러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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