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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의 중기 대출 연체율이 지난 2005년 8월(2.44%) 이후 최고치(2.36%)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전년 동월 말 대비 0.58%포인트 상승한 1.50%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대비해서는 0.42%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나 지난 연말부터 경기 사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은 하루라도 원금을 갚지 못하거나 이자를 1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해당 대출을 연체 자산으로 분류한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최근의 경기침체에 따라 가계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월 말 현재 0.82%포인트로 전년 동월 말 대비 0.15%포인트 상승에 그친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89%포인트 상승한 0.24%를 기록했다. 금감원의한 관계자는 “1월 중소기업 연체율은 2.36%로 전년 동월 대비 1.08%포인트나 높아졌다”며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여신 부문별과 업종별로 면밀한 점검을 해나가는 동시에 잠재 부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은행 부실채권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11%로 전 분기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은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가 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2007년 말 7조7,000억원이던 부실채권 잔액은 2008년 9월 10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1차 건설ㆍ조선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난해 12월에는 14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같이 부실채가 늘어나면서 중기 대출을 중심으로 지난해 6월부터 부실채권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중기 부실채권비율은 2007년 말 0.99%에서 2008년 6월 1.06%, 2008년 12월 1.90%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부실채가 급증하면서 은행은 지난해 대손상각(4조4,000억원), 매각(1조6,000억원) 등의 방식을 통해 14조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ㆍ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부실채권에 대한 손실 흡수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라 부실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실여신 조기 정리와 대출 관리를 강화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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