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이 불가능하고 정해진 기간만 운영되는 단위형 펀드들이 기대에 못 미친 수익률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단위형 펀드(사모ㆍ주가연계펀드 제외) 205개 중 설정 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는 비율이 72%에 달했다. 단위형펀드는 운용기간을 정해 놓고 만기 후 해산해야 되는 펀드들로 환매나 추가 납입이 불가한 펀드다.
실제로 대표적 단위형 펀드인 베트남 펀드는 설정 후 평균 수익률이 -32.97%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펀드들은 올 들어 주식시장 안정으로 연초 후 수익률이 18.49%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높은 인플레이션과 동화(베트남 통화) 가치 하락에 시달리며 아직 원금 회복에 이르는 길이 멀고 먼 상황이다.
단위형으로 주로 설정된 분할매수펀드 및 목표전환형 펀드들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목표전환형과 연계돼 설정된 분할매수분할매수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45%로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설정 후 수익률도 0.90%에 불과하다.
스타 펀드 매니저 김현욱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올해 4월 출시해 화제를 모은 ‘유리국민의선택 1[주식]_C/A’도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2년만 운용되는 공모 단위형 주식형 펀드로 펀드 출시와 함께 140억원을 끌어모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설정 후 수익률은 -5.87%를 기록하고 있다.
단위형 부동산펀드도 마찬가지. 올해 2월 출시된 브라질 현지 빌딩에 투자하는 ‘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 1[분배]’는 출시되지마자 800억원을 끌어모으며 인기몰이를 했지만 설정 후 수익률은 0.73%에 불과하다.
이처럼 단위형 펀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당초 취지와는 달리 만기를 연장해 일반 펀드로 변신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투자 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겠다며 수익자 총회를 통해 만기를 연장하고 폐쇄형에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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