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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삶 그리고…] 오흥식 엘오티베큠 사장

반도체용 진공펌프 국산화 '도전'창업 4년만에 400억 매출<br>전재산 털어 獨투자사 사업부 인수, 기술력 확보 사활<br>3월 美 현지법인 설립 "해외서 글로벌기업과 한판승부"



<진공펌프 1855>

경기도 안성에서 반도체 제작용 진공펌프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토종업체인 엘오티베큠의 오흥식(45) 사장이 으뜸으로 꼽는 삶의 철학은 '도전정신'이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어려운 일에만 관심을 가질 만큼 열정적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잡은 것도, 외국계 반도체장비업체로 이직할 때도, 주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창업을 결심할 때도 똑 같은 마음이었다. 오 사장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총괄이사로 재직중인 독일계 레이볼드베큠코리아가 반도체 경기 침체로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한국 철수를 결정하자 2001년 전 재산을 털어넣고 차입 등을 통해 진공펌프사업부를 총 100억원에 인수하면서. 진공펌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핵심 장비. 그는 창업 배경에 대해 "위험하지만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매력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오 사장은 인수 초기 기술을 이전받고 생산설비를 구축하느라 어렵게 따낸 계약물량을 경쟁사에 뺏기는 아픔을 여러 번 맛보았다. 그는 "회사 인수 뒤 1년 동안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의 연속으로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오 사장은 강한 도전정신으로 재무장, 제품 생산과 납기를 지키는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이 때 보여주었던 신뢰감은 지금도 거래처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오 사장은 외국계 기업과 내수시장에서 맞붙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 사활을 걸고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전자공학도 출신답게 연구원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 2003년 10월 진공펌프 국산화에 성공했다. 때마침 행운의 여신도 삼성전자에서 찾아 왔다. 오 사장은 "국산화라는 서로의 명분이 맞아 떨어져 1차 협력업체로 선정되면서 납품계약을 체결, 창업 2년 만에 연간 매출 213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과 결실 덕분에 엘오티베큠은 2002년 6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은 지난 해 367억원(순이익 52억원)으로 늘었고,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447억원, 시장점유율 27%. 현재 자본금은 25억5,000만원, 직원은 120명. 오 사장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용 진공펌프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올 3월 미국에 현지법인(엘오티베큠아메리카)을 설립했다"며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독일ㆍ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한판 대결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부터는 핵심 사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LCD 장비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 사장은 "LCD장비용 대용량 진공펌프인 'Dura Dry 225' 등 신모델을 개발, 곧 본격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성장 원동력" ● 엘오티베큠의 경쟁력은 오 사장은 회사가 급성장한 원동력에 대해 "다국적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에 있다"고 단언했다. 이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최고의 기술력만이 경쟁력'이라는 오 사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국내에서 하나뿐인 토종 반도체 제조용 진공펌프 업체로서 제품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명에도 이 같은 생각이 반영돼 있다. 회사 상호의 영문인 LotVacuum은 Leader of Technology on Vacuum, 즉 진공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추구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 사장은 "지난해 본사를 충남 천안에서 경기 안성으로 이전하고, 진공펌프의 필수부품 납품업체를 인수한 것도 회사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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