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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업계 '국제미아' 된다
입력2001-01-29 00:00:00
수정
2001.01.29 00:00:00
국내산업계 '국제미아' 된다
세계기업 "함께 살자"-우리기업 "나만살자"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통합과 전략적 제휴에 너무 소극적이어서 '국제산업계의 미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 미국, 유럽 등 경쟁국 기업들은 그동안 라이벌로 경쟁해왔던 국내외 업체들과 사업통합, 공동영업ㆍ구매 등 전략적제휴에 나서고 있으나 국내업계는 집안싸움에다 정부ㆍ기업의 불신으로 이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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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철강을 비롯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화섬, 조선 등 국내 전략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이토추는 철강사업을 통합했고, 미쓰비시-니쇼이도 금속부문을 합치기로 했다. 또 세계 정상권 철강사인 일본 신일철과 프랑스 유지노가 박판의 공동개발 및 상호공급, 제3국 합작진출에 합의하는 등 경영구조가 건실한 기업들도 과감하게 손을 잡고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포철과 현대강관의 갈등이 정부의 중재노력에도 풀리지 않고 있고, 전기로ㆍ냉연업체들은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나 그 대상이 우리회사는 아니다"는 입장만 고수한 채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업체들이 감산에 합의하지 못하면 도산하는 기업도 나올 것으로 경고하고 나섰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유화, 화섬 등 여러 기업이 워크아웃 등 경영위기를 맞고있는 분야에서도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29일 신국환 산자부 장관 주재로 개최예정이던 7개업종 구조조정 관련 간담회가 기업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무산된 것은 국내산업계가 세계흐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도 마찬가지. 일본의 NEC-히타치가 D램사업을 통합, 합작법(엘피다)을 세우는 등 '적과의 동침'에 나섰고, 포모사그룹 등 대만업체들은 중국과 손잡고 '범중화권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해외투자를 축소한데다 내부제휴에도 소극적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D램 시장의 1, 2위 업체가 같은 분야에서 경쟁을 하기보다 전략적제휴로 연구개발 등에서 역할 분담체제를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유화 및 화섬분야도 '글로벌미아'의 우려가 높다.
일본의 경우 ▦스미토모화학-미쓰이화학 경영통합 ▦웰 파이드-미쓰비시 도쿄제약 합병 ▦섬유 1, 2위 업체인 도레이-데이진의 원재료 및 판매 공동추진 등 굵직한 제휴에 나서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여천NCC(한화ㆍ대림석유화학의 나프타분해시설 통합), 휴비스(SK케미컬ㆍ삼양사 폴리에스터 통합)의 출범외에 기대했던 추가 통폐합 움직임은 아직 없다.
조선의 경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조선소의 '유럽통합조선소'건립 논의 ▦일본 NKK-히다치조선의 제휴 ▦IHI-가와사키중공업- 미쓰이의 조선부문 분리통합 등을 논의하는 단계지만 국내 업계는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노력 움직임을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세계 산업계는 자국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제휴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내부갈등과 구조조정 지연으로 이 흐름에서 낙오된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채수종기자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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