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6.5%로 전월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이 실물경제로 퍼지던 2009년 1월(126.5%) 이후 6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재고율 흐름은 지난해 말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올 들어 넉 달째 상승하는 모습이다. 작년 10월 123.9%로 고점을 찍고는 12월 116.4%까지 떨어졌다가 1월부터 3월 사이에 120.1→122.9→123.6%로 상승했다. 재고율은 계절조정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눠 산출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많다는 의미다. 재고율 상승은 경기가 회복할 때는 기업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미리 생산을 늘리는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물건이 안 팔려 창고에 쌓이면서 나타난다. 최근 상황은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12월 76.6%였다가 올 들어 하락세를 타며 3월 73.8%, 4월 73.9%로 2009년 5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4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하면서 두 달째 내리막을 걸었다. 제조업의 수출출하는 전월 대비로 1, 2월에 각각 3.9%, 2.0% 줄다가 3월 1.2% 늘었지만 4월에 다시 1.9% 감소했다. 같은 시기에 내수출하는 -2.6%, 2.7%, -0.8%, 1.0%로 증감을 반복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 부진에는 내수보다 수출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수출 실적 악화, 재고 부담에 비춰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면서 5개월째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감소율은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컸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수출 부진으로 재고 소진이 지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재고가 제조업 생산 회복에 장기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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