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하루평균 원유생산량이 올해 안에 5만배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2년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든 후 28년 동안의 공격적 투자와 지속적인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18일 SK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SK에너지와 SK가스가 지난 1ㆍ4분기에 전세계 광구에서 뽑아낸 하루평균 원유 생산량은 4만4,000만배럴로 현재 추세라면 올해 안에 5만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5만배럴의 원유를 가솔린으로 환산할 경우 연비 10㎞/리터의 자동차가 서울과 부산을 10만번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SK그룹이 기록한 1ㆍ4분기 하루평균 생산량 4만4,000배럴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원유로 환산한 것으로 지난해 일평균 4만배럴보다 10% 늘어난 규모다. 현재 SK에너지와 SK가스는 전세계 19개국에서 34개의 광구와 4개의 LNG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원유가 생산되는 곳은 이집트 등 총 10곳이다. SK그룹의 원유 생산량이 최근 급증한 것은 예멘과 페루 등에서 개발하고 있는 광구에서 올 들어 일일 생산량이 각각 2,000배럴씩 늘어나는 등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 광구의 생산량은 올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올해 전체 평균 일일 원유 생산량은 5만5,000~6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자원부국'에 대한 꿈을 갖고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2004년부터다. 실제 SK그룹의 하루평균 생산량은 2003년 1만배럴을 돌파한 이듬해인 2004년 1만4,000배럴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도 일일 생산량은 2만4,000배럴로 크게 늘었다가 일부 광구의 생산물량이 감소, 2006년에 다시 2만배럴로 줄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본격화된 자원개발 투자가 점차 빛을 발해 생산량이 다시 늘어나 2008년 2만7,000배럴로 회복됐으며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4만배럴을 넘어섰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석유개발사업을 시작할 때 세웠던 1차 목표가 하루 5만배럴 "이라며 "1980년대 오일쇼크를 겪었던 우리나라가 이 같은 보유량을 확보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SK 계열사들이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 회장은 2004년 당시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은 해외 자원개발이라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시했다. 또 해외 자원개발에 실패해도 "자원개발에서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실무진을 오히려 격려했다. 투자 역시 과감하게 집행했다. SK그룹은 해외 자원개발에 2004년 656억원, 2005년 1,280억원, 2006년 2,939억원을 투자했으며 2007년 이후에는 매년 4,000억~5,000억원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최 회장이 2004년 본격적인 자원개발사업 강화에 나선 후 현재까지 SK그룹이 이 분야에 투자한 금액만도 2조원에 육박한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직접 자원개발 투자를 챙길 정도로 선대부터 이어온 '자원부국'을 향한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확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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