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녀 프로골퍼들이 골프화 끈을 졸라맸다. 시즌 후반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모두 ‘해외파’ 선수에게 내줬기 때문이다. 27일 현재 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일본을 주무대로 하는 장익제가, 여자프로골프(KLPG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경은이 상금 레이스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팬들의 관심과 ‘안방 금고’를 모두 해외파에 내줄 수 없다는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 회복 의지가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 무대는 나란히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코오롱ㆍ하나은행 제48회 한국오픈(총상금 5억원)과 신세계배 제27회 KLPGA선수권(총상금 3억원)이다.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 29일부터 4일 동안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047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오픈은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최고 권위 대회다. 국내파의 선봉은 1승씩을 나눠가진 ‘위너스클럽’ 멤버들이 선다. 장익제에 근소한 차이로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박노석과 3ㆍ4위 최상호ㆍ신용진, 그리고 남영우ㆍ최광수ㆍ정준ㆍ이인우 등이 그들이다. 우승 없이 4위와 7위에 올라 있는 김대섭과 강경남, 그리고 강욱순 등도 국내파 대표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해외 선수들의 세력은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홀로 시즌 2승 고지를 밟은 장익제는 지난주 금호아시아나오픈 제패 직후 한국오픈도 노리겠다고 공언했다. 2003년 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올해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테드 퍼디(미국) 등 PGA투어 선수들은 이 대회 4년 연속 외국인 선수 우승을 노린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내 사상 처음으로 파71 코스에서 치러지게 돼 흥미를 더한다. 11번홀(494야드)을 파5에서 파4홀로 세팅, 승부처로 만든 것. 대회 기간 중에는 미국의 세계적인 골프교습가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유망주를 대상으로 레슨을 실시하기도 한다. ▦신세계배 KLPGA선수권= 국내 여자골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LPGA선수권(28~30일ㆍ자유CC) 역시 국내파와 해외파의 격돌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송보배와 최나연, 박희영, 이가나, 이지영 등 챔피언들은 2승 고지 선점으로 졸지에 배경은에 빼앗긴 상금왕 경쟁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산이다. 해외파 가운데는 배경은과 김영이 돋보인다. 단 1차례 출전(SK인비테이셔널)으로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선 배경은은 여고생이던 지난 2001년 이 대회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김영은 2003년 소속사 주최인 이 대회를 포함해 국내 무대에서 5승을 거뒀다. 상금랭킹 1~3위 배경은ㆍ송보배ㆍ박희영의 각축, 송보배와 최나연의 ‘올해의 선수’ 경쟁, 그리고 박희영과 최나연의 신인왕 다툼 등도 대회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7개 대회에서 7명의 우승자가 나온 춘추전국시대 양상과 신인 우승자가 4명이나 배출된 신인 돌풍이 지속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편 미국 LPGA투어 오피스디포챔피언십에는 23명의 한국선수들이 시즌 6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PGA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는 최경주와 나상욱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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