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형(사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8일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협회 최초의 상근회장직을 맡아 35년 만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을 주도했던 이 회장은 기자와 만나 "지난해 도입한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는 카드산업 선진화뿐 아니라 금융시장 체질 개선에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부 대형가맹점의 반발이 있었지만 카드 가맹점 수수료 신체계 도입이 어느 정도 안착돼 크게 보람을 느낀다"며 "조금만 더 보완하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수수료 체계가 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특히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의 효과가 단순히 영세가맹점과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 차별 폐지에 그치지 않고 카드산업의 체질 개선에 기여했다는 것이 이 회장의 평가다.
그는 "2월 말까지 카드 가맹점의 전체 평균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0.13~0.14%포인트(약 6,000억원) 감소했다"며 "카드사가 줄어든 수익만큼 무이자할부나 가격할인 등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카드 수수료 신체계가 카드사의 과당경쟁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올해는 카드 밴사의 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해 전사회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제도적으로는 카드결제 거부에 대한 제재나 카드 수수료 전가, 밴사의 불법 리베이트 문제 등 보완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금결제 고객에 비해 카드 사용 고객이 부가서비스나 포인트 등 너무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며 "고객에게도 카드 사용에 따른 각종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수익자 비용부담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후임 회장이 선출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소집 등을 조율하는 업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9일부터는 여신금융협회 정관에 따라 상근이사인 한백현 상무가 회장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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