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불법채무보증 여전

계열사간의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자산 2조원 이상 49개 기업집단 가운데 10개 기업집단이 6,600억원이 넘는 제한대상상호보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대해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계열사간 채무보증규모는 총4조5,420억원으로 이 가운데 10개 기업집단이 공정거래법상 허용되지 않는 보증액 6,604억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과 대성이 각각 3,816억원과 1,730억원으로 대부분이고KCC(638억원), KT(159억원), 현대백화점(25억원), 현대자동차(17억원) 등 지난해부터 채무보증이 금지된 6개 기업집단이 6,385억원으로 전체 잔존 보증액의 96.7%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4월1일 채무보증 금지대상으로 지정될 당시 보유하고 있던 채무보증액 4,749억원 가운데 2,216억원을 해소했으나 이후 계열사들을 신규로 편입하면서 발생한 채무보증액 3,852억원을 아직 해소하지 못했다. 또 하이트맥주(186억원), 삼보컴퓨터(20억원), 대한전선(9억원), 농심(4억원) 등 금년에 처음으로 채무보증 금지대상으로 선정된 4개 기업집단의 보증액이 219억원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난해 채무보증 금지대상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2004년3월말까지, 올해에 새로 지정된 기업들은 2005년3월말까지 제한대상 채무보증을 각각 해소해야 한다. 한편 공정거래법상 예외가 인정되는 산업합리화나 해외건설 및 기술개발관련 채무보증은 총 3조8,8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승량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