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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업인] 잭 스미스 GM회장

「조용한 남자」.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잭 스미스 회장.보스톤의 금융인 출신으로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는 디트로이트의 다른 자동차 회사의 보스들과 달리 무지막지한 인원감축을 하지 않으면서 GM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스미스 회장은 지난해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여름 자동차노조의 파업으로 GM은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당시 언론들은 그가 스스로 명예로운 퇴진을 하거나 아니면 타의에 의해 물러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은 너무나 성급한 결론이었다. 지난 10년간 GM은 운이 다한 제국처럼 보였다. 일본의 경쟁사들이 민첩하게 움직이고 크라이슬러와 포드가 원기를 되찾고 있는데 비해 GM의 발걸음은 너무나 무겁고 조직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전문가들은 GM이 해체되야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그러나 이같이 희망이 없어 보이던 조직이 바뀌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은 GM의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성급한 면도 있다. 최근 GM의 매출액이 예상보다 부진해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노조와의 임금협상도 한달이상 난항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미국 자동차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명성을 되찾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GM이 새로 문을 연 폴란드, 중국, 브라질 공장을 방문해 보면 재기를 위한 강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지난 1.4분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가도 지난해 최악의 수준에서 힘차게 반등하고 있다. ★그림참조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돌파구를 찾는 경향이 있다. 지난 80년대 GM 회장을 맡았던 로저 스미스씨가 회사를 둘로 분리하려고 시도했던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로저회장은 자신이 사령탑을 맡기 이전 보다 훨씬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채 자리를 물러났다. 지난 96년 1월 취임한 스미스회장은 무엇 보다 1920년대 알프레드 슬론회장에 의해 만들어진 관료적인 조직을 타파하는데 치중해 왔다. 대형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부품 자회사를 분리했으나 GM은 지금까지 부품의 3분의 2를 자회사인 델피사에 의존해 왔다. 스미스회장은 최근 이같은 델피에 대한 의존도를 빠른 속도로 줄여나가고 있다. GM은 이를 통해 3만~4만명의 과잉노동력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멕시코 등으로부터 훨씬 싼 값에 부품을 구입할 수 있어 연간 3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한편 GM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과잉 인력의 정리문제다. 현재 GM의 잉여 노동력은 5만5,000명에 달한다. 스미스회장은 지금까지 노동자들이 정년 퇴임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온정주의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과잉 노동력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4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원정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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