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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속 기업 경영활동 공시제도상 엉터리 많다"

금감원, '파리의 연인'등서 오류지적

얼마 전 막을 내린 인기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기업 이사 한 사람이 대표이사도 모르게 임시주총을 소집,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황당한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설정은 현실의 기업공시제도에서는 있을 수 없는 허구다. 주주총회 소집결정은 상법 제362조에 의한 이사회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이사 1명이 주주총회 소집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차태현과 예지원이 열연한 SBS의 ‘줄리엣의 남자’에서는 최대주주의 직계존속이 사외이사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증권거래법상 직계존속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18일 ‘TV드라마에 나타난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공시제도의 올바른 이해’ 자료를 통해 TV드라마에서 나타나는 경영활동들이 공시제도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박홍석 금감원 기업금융제도팀장은 “TV 모니터링 결과 최근 종영된 ‘파리의 연인’을 비롯해 인기 드라마가 경영권 분쟁 등 기업 경영활동을 다루는 과정에서 주총ㆍ이사회 등 회사기관의 역할, 주식의 대량보유 및 변동보고 위반 등 기업공시제도에 대한 그릇된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의 연인에서 최 이사가 대표이사 몰래 주식을 매집하고 임시주총도 소집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는 오류다. 이사회 결의 없는, 최 이사 단독의 주총결의는 상법 위반으로 무효이기 때문이다. 또 최 이사가 10%가 넘는 주식을 몰래 사들인 것은 공시 위반이다. 증권거래법상 주식총수의 5% 이상을 보유(5%룰)하거나 1% 이상 변동하게 되는 경우 반드시 공시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하다가 고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MBC의 ‘호텔리어’에서는 서울호텔 대표이사가 관리이사를 임의로 결정한 것으로 돼 있으나 상법(382조)에는 등기이사의 선임은 주총을 열고 거기서 선임하게 돼 있다. 또 KBS의 ‘그녀는 짱’에서도 등기이사 상무를 대표이사가 임의로 결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 잘못된 내용이다. 박 기업금융제도팀장은 “기업공시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을 그대로 사실로 인식,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금감원은 앞으로 기업경영 관련 드라마 제작시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공중파 방송3사와 한국방송작가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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