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유럽 등 서방 시장을 자신들의 마케팅 타켓으로 삼는다. 이들 국가가 세계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14%. 하지만 최근 들어 일인당 GNP가 1만불에 미치지 않는 나머지 86%의 세계들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시장은 서구사회라는 특성상 일관된 모습을 보여온 14%의 시장과는 다르게 복잡하고 독특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높은 문맹률, 부패문제, 심한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사는 이들 국가들의 이런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86%라는 엄청난 잠재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 책은 이러한 관점 하에 개도국 시장 공략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가능한 전략, 전술을 제시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들은 '우마차가 필요한 곳에서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다', '브랜드를 시장에 연결한다', '도약기술을 찾는다', '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생각한다' 등. 저자는 도로포장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인도의 사정을 생각해 그 지형에 적합한 자동차를 개발한 흰두스탄 모터스의 사례, 이슬람 전통의식을 통해 만들어진 식물성 비누를 만들어내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를 밀어낸 아로매틱사의 사례 등 다양한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개도국 시장에서 성장 및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전문 경영서지만 대중들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문체로 쓰여져 있다. 덕분에 막히지 않고 술술 읽힌다. 아쉬운 것은 책의 사례들이 주로 인도와 방글라데시, 아랍 등의 사례로 채워져 있다는 것. 필립스, 존슨 앤 존슨, 코카콜라 등 다국적 기업을 컨설팅한 경험을 갖고 있는 카미니 방가와 인도 경영대학원 학장을 역임한 비제이 마하잔이라는 두 명의 인도인이 집필했기 때문에 주로 국내 독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지역과 기업의 이름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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