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주사를 놓을 때마다 저혈당 증상이 발생할까 봐 무섭습니다.'
최근 병원을 찾은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투여량을 높이는 것에 대해 보인 반응이다. 경구용 혈당강하제 복용 대신 인슐린 주사 투여를 시작한 환자로 현재 인슐린 투여량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아 투여량을 높이는 처방을 하게 됐다. 문제는 인슐린 투여량을 높이면 혈당이 과도하게 낮아지는 저혈당 증상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슐린 제제와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경구용 혈당 강하제를 함께 투여하는 것으로 처방 변경을 권했다.
하지만 환자는 이 같은 처방 변경에 난색을 표했다. 먹는 약에서 인슐린 주사로 최근 변경한데다 먹는 약과 인슐린 주사 두 가지를 챙겨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큰 인슐린 주사에 익숙해졌는데 다시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스러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처방 변경을 권한 것은 최근 인슐린 제제와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 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두 약제를 함께 처방할 때 경구용 혈당강하제 중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치료제 투여시에만 두 약제 모두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보험 급여 적용이 확대되면서 가장 널리 처방되고 있는 경구용 혈당강하제 중 하나인 'DPP-4 억제제'를 인슐린 제제와 함께 투여하는 경우에도 두 약제 모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게 됐다. 투약 비용 중 환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준 만큼 의사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부담 없이 처방을 권할 수 있게 됐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종류에 따라 기전이 다르며 혈당강화 효과와 부작용 등에도 차이가 있다. 이중 DPP-4 억제제는 인슐린과 함께 투여시 보험 급여가 적용됐던 기존의 설폰요소제에 비해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장점을 가졌다. 실제로 위 사례의 환자와 같이 인슐린 투여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인슐린 제제에 DPP-4 억제제를 추가 투여한 경우 인슐린 투여량을 늘리는 것에 비해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약물 요법은 같은 환자에게서도 혈당 상태나 생활 패턴 변화 등에 조절이 필요하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처방 변경 또한 현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가 높아진다면 당뇨병 약물 요법에 대한 급여 적용 확대를 맞아 보다 많은 이들이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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