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철호 LG화학 화성사업본부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입사 30년을 맞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고, 자신이 맡고 있는 화성사업 부문이 지난해 사상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리며 글로벌 LG화학의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올해 중국ㆍ중동지역의 현지생산 능력 확대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석유화학업계 전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 리딩컴퍼니인 LG화학 화성사업본부의 대응전략과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유 사장은 예상과 달리 올해 석유화학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바스프ㆍBPㆍ쉘 등의 진출과 중동산유국의 산업화로 인한 물량증대는 200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물량증대도 기술력과 설비효율성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75년 입사 후 20년 동안 해외업무를 담당한 해외통답게 연초 출범한 중국지주회사의 현지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승부사업인 PVCㆍABS 부문이 중국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내 핵심인재 확보와 육성에 역략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08년 말까지 중국내 PVC생산규모를 100만톤으로 ABS를 70만톤으로 늘려 중국내 1등 LG의 위치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중국 외에 이미 현지생산라인이 확보된 인도를 거점으로 서남아ㆍ중동ㆍ유럽ㆍ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에는 추가 ABS공장 건설도 현재 검토중이다. LG화학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유 사장을 글로벌 LG화학의 첨병이라고 말한다. 유학파 출신이 아니면서도 자신의 노력으로 해외업무를 위한 어학실력을 갖췄고 전세계 석유화학업계 인사들과의 두터운 교류관계는 ‘글로벌 톱5’를 목표로 하고 있는 LG화학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걸프전이 치열할 때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 이사회에 참석했다가 공항 폭격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던 유 사장이 올해 LG화학의 ‘글로벌 도약’에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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